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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Lee Jan 18. 2017

중국은 기업이 은행을 바꾼다.

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바꾸겠다. - 마윈 


如果银行不改变,我们就改变银行
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바꾸겠다. 

- 马云 마윈 


2008년 마윈은 공개 석상에서 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바꾸겠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거만해 보이기도 하고 답 없어 보이기도 하는 발언이었죠. 그런데 마윈의 폭탄 발언 이후 실제로 은행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작년에 이뤄진 QR 코드 스캔 결제의 합법화입니다. 


9일 인민망 등 현지 주요 매체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QR코드 결제 관련 업무 기준 및 안전 수칙 등의 내용이 담긴 ‘바코드 결제업무 규범’을 관련 부서에 하달했다. 이는 사실상 QR코드 결제의 합법적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지난 2014년 인민은행이 QR코드 지불 관련 업무 중단을 권고한 지 2년 만의 결정이다.

앞서 지난 2014년 3월 3일 중국 당국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정확한 업무 규범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텐센트, 알리바바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들에 QR 코드 사용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가 권고 수준에 머물면서 지난 2년 QR코드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중국 전역에 빠르게 보급됐다.

지난 상반기 기준 중국 내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는 4억 2400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 가까이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인터넷 인구 대비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 비중도 57%에서 65%로 급증했다. 모바일 결제 사용자의 대부분이 QR코드를 이용해 지불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내 QR코드 사용자 수는 최대 4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출처 : 중국 'QR코드' 결제 합법화, 현금 카드 퇴장 가속


오프라인 스캔 결제 시장이 무서울 정도로 커짐에 따라 은행에서 잠시 QR  코드 결제 관련 업무 중단을 권고한 뒤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커지자 규제 방안을 세우고 어쩔 수 없이 합법화를 진행한 것입니다. 


사실 은행은 바뀌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여전히 알리페이와 같은 제 3자 지불 결제 기관들에게 금융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은 QR 코드 스캔 결제 합법화 이후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가 올해 또 다른 정책을 발표합니다. 지불 보증 기관의 고객 예탁금을 보증기관 명의로 개설된 전용 계좌에서 모두 관리를 하여야 한다는 정책입니다. 합법화 정책을 펼친 뒤 자신들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기 위함입니다. 


중앙은행 발표 : 2017년 4월 17일부로 지급 보증기관은 일부 고객의 예탁금을 보증기관의 전용 계좌로 예금합니다. 초기의 입금 비율은 전체의 약 20% 내외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든 고객의 예탁금을 모아 종합 관리할 예정입니다. 

'고객 예탁금'이란 고객 위어바오(余额宝)의 잔액과 위챗 지갑 내의 금액, 홍바오 금액, 인터넷 결제 후의 남은 돈 등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는 지불보증기관 명의로 은행에 예금한 돈을 말합니다. 

예탁금 예금과 일반 예/적금은 겉으로 보기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의 차이는 매우 큰 편입니다. 예탁금 계좌는 지불 보증 기관의 명의 하에 개설이 가능하며 지불 보증 기관의 통제를 받습니다. 입금된 돈의 액수가 커도 개인 이자를 받을 수 없으며 보험 제도 보장이 불가합니다. 

요 근래에 6.18(징동 온라인 페스티벌). 광군제 (티몰 온라인 페스티벌), 1212 이벤트 (알리페이 오프라인 페스티벌) 등 각종 행사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쇼핑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챗의 주도 하에 홍바오와 스캔 기능(扫一扫) 또한 하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지불 보증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예탁금 또한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6년 온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267개의 지불 보증기관이 관리하는 고객 예탁금은 4,6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점차 은행 예금 규모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위챗과 알리페이를 통해 자금을 유통합니다. 오늘날 이 새로운 정책이 사람들의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제 3자 지불 결제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는 않을 것입니다. 

- 출처 : 央行支付政策来袭,4月17日实施,你真的准备好了吗?


위 정책 시행으로 인해 소비자 단에서 겪을 피해와 불편함은 없겠지만 지불 보증 기관에 미칠 영향은 결코 작다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자유롭던 자금 관리에 어느 정도 브레이크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 정책은 지불 보증 기관들이 아닌 그들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자금 유통을 제재하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이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일부 플랫폼에서는 이익을 내기 위해 고객 예탁금을 은행 재테크 상품이나 리스크가 큰 은행 상품에 투자하는데, 플랫폼 자체가 어느 정도 안정된 곳은 투자로 인한 자금 손실이 일어나도 피해 복구가 가능하지만 불안정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일이 일어나면 이는 곧 고객 자금의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집니다. 이런 리스크는 제 3자 지불 결제 시장을 넘어 다른 시장에도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근 3년간 중국 금융 당국이 가장 신경 쓰던 키워드는 다름 아닌 '불법 자금 유통의 방지'이었습니다. 정부는 제 3자 결제 플랫폼들을 통해 이뤄지는 자금 유통이 돈세탁과 같은 불법 자금 유통과 연관될 가능성이 많다 판단하여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펴고 있는데 본 정책은 그 중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이후 중국 금융 당국의 핀테크 사업 영역에 대한 규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은행은 금융 시장에서의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지불 보증 기관(제 3자 결제 플랫폼)들을 규제하고 알리페이와 같은 기업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은행도 빠르게 변하는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하고 있죠. 모든 정부가 자신들의 관리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규제는 심해지지만 그들은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닌 합법화로의 전환을 위한 규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기업은 우선 비법의 영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정부는 시장의 확장에 맞춰 법을 제정하며 그에 따른 관리 책임을 묻습니다. 

 

중국은 이미 오래전에 한국의 기술력을 뛰어넘었습니다. 이젠 우리가 중국을 따라가고 있죠. 정부와 기업은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같은 미래를 보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점차 개선되는 기술과 빠른 수용성, 그에 따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기업과 그런 기업들의 성장을 격려하는 정부, 모든 게 쳇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예전에 우리가 손가락질하며 무시하던 중국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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