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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Mar 23. 2024

문제해결과 환경설정

문제가 발생했던 환경을 분석해보는 일

유난히 정신없던 지난 주 금요일 일정의 마무리는 저녁식사자리였다. 진이 빠진 상태로 여의도로 복귀를 했는데, 뭔가 에너지를 더 쏟아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향한 헬스장. 오후 10시가 되어가는 시간에도 사람이 많았다. 딱 원하던 벤치프레스 자리가 나서 약간의 스트레칭 후 바벨을 잡았다. 85kg으로 5회, 5세트를 편하게 수행 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벤치프레스는 내게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보다 취약한 운동이다. 그만큼 1년 동안 트레이너와 자세를 잡아가며 50kg 으로 시작해서 1RM 100kg으로 꾸준히 증량을 해왔다.




2세트까지는 힘이 조금 들었지만 잘 밀어올렸다. 문제는 3세트, 피곤한 하루였는지 점점 힘이 들었다. 이때 오른쪽 날개뼈 쪽에 기분나쁜 자극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잠시 쉬고, 4세트 3회 지점에서 날개뼈 안쪽에 뭔가 느껴졌다. 그만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고 바로 중단했다.


주말에 폼롤러와 마사지볼로 오른쪽 날개뼈를 풀어줬지만 날개뼈 안쪽 근육까지의 자극은 힘들었다. 월요일 한의원에서 긴급처방을 받고, 오후에 취소할까 고민했던 PT 수업에 갔다. 금요일 운동에 대한 복기가 필요했고, 트레이너인 박코치와 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회전근개를 다쳐 그만뒀던 크로스핏을 생각하면, 지금 운동을 쉬면 계속 쉬게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 꾸준히 자세와 중량을 쌓아올려왔다면, 지금의 부상은 100% 실수에서 나왔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광배근, 등 운동을 소흘히 하셨을 것 같아요. 그로인해서 벤치를 들어올리는 순간 날개뼈가 바닥에 접지가 잘 안됐거나 등에 긴장이 풀어져 어깨가 들렸을 수도 있을겁니다.“


맞는 말이다. 나는 3대 운동인 벤치, 스쿼트, 데드리프트를 중심에 두고 운동을 했었고, 등운동을 시간을 내서 한 적은 많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박코치는 프레스운동인 벤치프레스나, 오버헤드프레스 같은 운동을 하면 항상 시티드로우나 랫풀다운같은 보완운동을 프로그램에 넣었었다.


”밀어내는 프레스 동작으로 날개뼈 안쪽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면, 당기는 운동을 할 때는 통증이 없거나 덜할거예요. 최소한 한 주정도는 벤치프레스는 쉬고 등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보죠. 덤벨로우 자세부터 다시 잡아갑시다“


”운동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실수는 나오게 되어있고 부상은 피할 수 없어요. 그러나 그 부상 경험은 필요해요. 부상 후 관리도 운동의 일부입니다. 실수를 복기하고 부상을 입었던 동작을 보완할 수 있는 강화운동을 수행하세요. 물론 휴식도 함께요. 시간이 지나고 회복되었을 때 즈음, 오히려 벤치프레스를 더 잘 할수 있는 몸상태가 되어있을거예요.”


나는 프레스 운동 전 전거근을 활성화하는 루틴을 추가했고, 등 운동에 집중하는 일주일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 PT수업 때 70kg 으로 10회, 5세트를 수행했다. 아직 좀 뻐근하긴 하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일주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문제 자체에 몰입했던 것 같다. 부상을 당했던 환경, 즉 문제가 발생했던 환경을 분석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체험했던 일주일이다. 문제해결이라 함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점검과 보완 아닐까. 그 환경은 문제가 발생했던 장소와 적절한 거리를 둬야 보이는 것 같다.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도,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모두 해당되니 제발 천천히 숨좀 쉬고 잠깐 물러나있으라고 누가 말해주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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