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 성장기에 가장 많은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대상입니다. 어린 시절 자녀에게 부모는 친구이자 나를 돌보는 보호자이며 세상 그 자체입니다. 자녀는 이런 부모에게 세상의 수많은 사물과 영역 중 어떤 것에 주의집중을 기울여야 하는지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야구를 좋아해서 함께 야구장에 많이 데려가고, 집에서도 야구를 자주 시청한다면 자녀는 야구라는 영역에 자연스럽게 더 주의집중을 기울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오 저기 강아지가 있네?"라는 말에도 자녀는 한 번 더 대상에 주의집중을 기울입니다.
다르게는 부모로부터 폭력에 노출된 자녀라면, 폭력적인 것에 더 주의집중을 가지게 되면서 잘못된 힘에 대한 동경이나 힘의 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녀의 애호와 관심에 부모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소개해 준 세상의 선택적인 경험은 결코 무시될 수 없습니다.
이렇듯 부모는 자녀에게 세상을 소개해주는 안내자입니다. 어린 시절 가장 많은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부모로부터 받은 영향은 아이의 삶에 큰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부모로서 답답한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아이가 왜 이러는지에 대해 알아보려면 다시 아이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가정환경을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전에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보며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모든 탓을 부모에게 돌리는 것 같다는 반발 여론이 있었는데요. 사실 아이가 외부에서 큰 사건사고를 만난 일이 별로 없는 경우 문제의 원인은 주 양육자인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가정 안에는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수많은 규칙과 규범, 가족신화 등이 존재합니다. 좋든 싫든 그런 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 아이들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부모는 먼저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