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친구>-소녀의 이야기.
'첫친구'라는 주제를 정한건 18세 소녀였다.
소녀는 소소한 기억들을 담담히 적었지만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종일반에서 매일 다른 친구들이 먼저 집으로 가는 모습을 바라보아야했던, 해질무렵까지 유치원을 지키며 남아 있는 꼬마 소녀들의 모습이 또렷이 그려졌다.
나는 '늘 바쁜 엄마'의 역할로 아이의 유년 시절에 남아 있구나. 그래서 내 꼬마친구는 단짝친구와 유치원 밖에서 한번도 만나 놀 수 없었구나... 그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뒤늦게 미안한 마음이 불쑥 솟아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가 적어내려간 그시절의 기억이 따뜻하고 평화롭기만 해서.. 내 마음이 더 애잔해진다.
나의 꼬마와 함께 색종이로 하트와 클로버를 만들며 곁에 있어준, 얼굴이 하얀 친구도 잘 자라주었기를. 바르고 지혜로운 열여덟살 소녀가 되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