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는 초단에서 9단까지의 품계를 이렇게 나누고 있다. 이 품계를 인생에 견주어 본다면 나는 인생 몇 단일까?
나이를 기준으로 하자면 만 19세 즉 성인이 되는 나이가 수졸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인품과 지혜가 반드시 나이와 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고약하기가 세 살 아이보다 더한 노인도 있으니 나이를 기준 삼아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속담에 '내가 지금껏 먹은 소금이 네가 먹은 쌀보다 많고, 내가 건넌 돌다리가 네가 다닐 길보다 길다'라고 했지만, 때로는 그 소금과 그 돌다리로 인해 짠지가 되고 고집불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학력을 기준으로 삼기도 어렵다. 일류대학을 나왔지만, 도통 말 안 통하는 외골수나 저 잘난 줄만 아는 오만하고 어리석은 있으니 말이다. 재산을 기준으로 삼기도 힘들다. 넘치도록 많이 갖고서도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고,가진 것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사람도 많으니 말이다.
그럼 뭘 기준으로 해야 할까? 얼마나 많은 친절을 베풀고 선을 행했는지, 남을 위해 얼마나 많이 기도했는지, 얼마나 많이 울고 웃었는지 또 얼마나 많이 도전하고 실패했는지... 남들은 알 수 없지만 스스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을 이런 것들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일본의 이큐 선사가 입적할 때,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열어보라'며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제자들에게 위기가 닥쳤고, 해법이 보이지 않자 그들은 지금이야말로 스승님의 편지를 열어볼 때라며 편지를 개봉했다. 거기에는 딱 한 줄 적혀 있었다고 한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이 정도면 가히 인생 9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