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스, 그리스
온통 에게해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낸다는 건 참 낭만적이기도 하고 물이 무서워 수영을 안 한다고 해도 잠깐 몸 담그고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지난번 산토리니의 크루즈와는 약간 다른 아침 8시 반에 만나 6시까지 하루 종일 바다에서 지내는 크루즈를 타보았다. 음식이나 분위기가 산토리니 크루즈처럼 럭셔리하지는 않았지만 열정 넘치는 캡틴과 소박한 분위기가 좋았고 특히 독특한 절벽과 해변이 매우 환상적이었다.
원래 아다마스 항구에서 출발한 예정이었으나 바람이 강해서 다 같이 버스 타고 다른 해안으로 이동. 바람은 강하나 다행히 파도는 잔잔한 편이라 투어는 가능하다고 했다. 이전에 비해 젊은 커플들이 많았는데 다들 조용하고 얌전했다.
위와 같은 절벽 해변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일단 배를 잠시 정박하면 배 주변에서 수영을 해도 되고 근처 해변까지 수영해서 다녀와도 된다. 이번 팀은 다들 얌전해서 배 주변에서 조용히 놀고 이태리 아저씨랑 우리 아들만 해변까지 다녀왔다. 외쿡 사람들은 다들 바다 수영 잘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여러 모양의 절벽들을 지나 Kleftiko근처에서 다시 보트를 세우고 5~6명씩 작은 보트에 태워서 동굴 투어를 시켜준다. 근처에 많은 자연 동굴들 사이로 모터보트가 지나가면 풍경은 아름답고 느낌은 놀이공원에서 후룸라이드(?)를 타는 기분이다. 온몸이 물에 젖는 건 기본이다.
이곳이 원래 동굴 구경하며 정박하고 점심 먹는 포인트인가 보다. 각종 배들이 모여들어 각자 배에서 점심을 먹고 수영도 하고 한참을 놀았다.
이곳이 남편이 고프로를 잃어버렸던 곳이다. 운이 좋게도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바위에 걸려있는 고프로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절벽들을 더 구경하면서 돌아왔다. 도착지 해변에 있는 호텔에 투숙한다는 신혼부부는 거기서 인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출발지였던 아다마스로 이동해서 거기서 헤어졌다. 이렇게 올데이 크루즈를 타니 하루가 금방 갔다.
호텔로 돌아와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해가 지는 걸 구경했다. 핸드폰을 호텔에 두고 가서 하루 종일 핸드폰이 없었다. 사진도 없고... 하루가 쏜살같이 가버렸다. 남편이 찍어놓은 사진을 보며 아, 이렇게 놀았구나 하고 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