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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근황 같은 걸 톡톡 곁들여서

by 이김정 Feb 01. 2025


(제가 요 사진을 좋아해서 다시 써봅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는 거라서 그런지, 애용했던 노트북이 영 말을 듣지 않는군요.

“이것이!”

“@$#%”

멱살 잡고 몇 대 치겠습니다. 잠시만요.   

  

“탁, 탁, 탁.”

“기이이잉!”     


이제 다시 작동합니다. 하하.

네, 소금을 빼먹은 싱거운 농담이었습니다.     


아마 지난 연말즈음이었죠. 그게 크리스마스 전쯤인가요, 브런치북 20회 연재를 끝낸 게. 

벌써 한달이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가고 흘러가는 건 공짜인데다가, 눈 깜짝할 사이인 것 같습니다.

연인이 마음 변하는 것처럼요.     

그새 딴 얘기로 새네요. 얼른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두주 쉬다가 글을 올려야지 하는 가벼운 기분이었습니다.

이걸 다르게 얘기하면.

이렇게 길게, 그러니까 이렇게 기이일게 글을 쉬게 될 줄은 저도 꿈에도 몰랐던 거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체 말이죠.     


이렇게 쓰니 으스스한 미스테리 같군요. 

후후.

물론 그런 건 없습니다만.     


대신 다른 특별한 게 있었습니다. 


막 다시 글을 쓰려고 하는 순간이었을 겁니다.      

“이야. 새로운 브런치북을 연재해야지.”

노트북 자판을 타닥 치려는 찰라.     


“여보! 핸드폰 울리는 것 같은데. 누가 당신한테 연락하나봐.”

그러나 연락 올 사람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관계를 끊고 절연하고, 절대무공을 익히려 시골에서 칩거중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온다면 빚 독촉 전화일 겁니다. 아니면, 여론 조사든가.

난 누구든 이제 다 싫어! 하고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받았는데.     


“이김정씨죠.”

“네. 그런데요?”     



    

그때 그 연락 뒤로 제 신상에는 큰 변화가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짜잔!

뭘까요.

궁금하시죠.     


모처의 인사팀 연락이었습니다.

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던 겁니다.     


그럼 그동안은 뭐했냐고요, 하는 궁금증이 생기실텐데요.

제가 제 신상에 대해 얘기드린 적이 없었으니까, 당연히 궁금하시죠.     


저는 그동안 브런치 글을 애정하게 쓰고, 글을 쉴 땐 거문고를 뜯고, 흘러가는 달빛에 두보 이백의 곡주를 마셨습니다.      

쉽게 말해 일을 쉬고 한동안 놀고먹었다는 얘기죠. 

전문용어로 백수건달. 베짱이로. 

국순당막걸리 마시면서.     


이런 시국에 말입니다.

참 팔자가 좋다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팔자는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갖는 게 아닐까요.

제 와이프가 저를 보며 하는 얘기입니다.

“팔자 좋아. 끌끌끌.”     


어쨌든 나라를 구했던 건지 어쨌던 건지, 그렇게 베짱이로 지내다가.

이전에 얘기가 되었던 곳에서 갑자기 오퍼가 와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제 입장에서는 연락이 오긴 하겠지만, 좀더 나중에 오지 않을까 했었지요.

그래서 잊고 있었는데.

헌데 갑자기 연락이 온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글을 쓰지 못했던 게 단지 일 때문일까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당연하겠죠.     


일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그게 글 쓰는 것과 무슨 상관일까요.

주경야독이라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구상을 하고 집에 돌아와 노트북에 글을 연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누구나 다 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째서 글을 쓸 수 없었을까요.

대체 뭘까요.     


우선 사는 장소가 급변했습니다.

난생 주말 부부를 하게 됐던 겁니다.


"아이. 신나라."

이거 티내면 안되는데.


제가 원래 살던 곳은 충청도의 한적한 곳입니다.

새로운 직장은 서울권이고요.

출퇴근 할 거리는 아닙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본가에 저 혼자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에게는.

“여보는 아이와 지내다가 나중에 이사오는 거로...히히.”

“거기서 딴 여자에게 눈길이라도 주면 죽어.”     


그러고 상경했는데.

그런데 나이 드신 부모님 둘이 사시는 본가에는 룰이 있습니다.     


부모님 왈.

“우린 밤 9시면 모두 소등하고 잔다.”

“네에?”

“니도 불 끄고, 일찍 자. 건강하게 살아.”

“그, 그게.”     


퇴근해서 저녁 먹고, 노트북으로 타닥 타닥 했다가는 당장 문이 벌컥 열릴 겁니다.

“자래두!”

“뜨억!”     


이불 속에서 핸드폰을 켜고 글을 쓰면 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다시 새롭게 하게 된 일의 종류에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AI 관련 일입니다. 생성형 AI.

놀라셨나.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대체 이김정이 어떻게 라고요.

지금까지의 글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AI와 상관없이 살 사람 분위기이니까요.

예전 글에도 나와 있지만, 전 목욕탕을 만들던 일을 했습니다.

그런 일을 하던 사람이 무슨 언감생심 생성형 AI일까요.

요새 유행이라더니 저도.

쩝.

     

저 역시도 왜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 참 모를 일입니다.     


하기는 되돌아보면, 단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전 지금까지 상당히 연관이 없을 듯한 갖가지 종류의 일들을 인생 전반에 걸쳐서 해왔던 것 같습니다.

마치 인생의 운명처럼요.

목욕탕 일도 그중 하나이고요. (그외도 또 있는데,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요.)


생뚱맞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면역이 된 겁니다.

그래서 그럴때마다 목욕탕 일처럼 우적우적 배워가며 해왔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생소한 영역의 일이라, 부딪히며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퇴근을 해도 과외로 AI 공부를 하고, 집에서도 방의 불을 끄고 노트북을 열어 문서 업무를 살금살금 하고 있습니다. 


밥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토끼 같은 자식, 여우같은 마누라, 궁시렁궁시렁.     


부모님 왈.

“아들아! 안자냐?”

“자요!”

"근데 목소리가 왜 커!"

"......"

살금살금.     




그랬습니다.

사연은 길었는데, 이러다보니 그동안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겁니다.


대신 출퇴근 시간때 짬나는대로 다른 작가님들 글을 보고 댓글도 달고 했던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할까요.     

보시다시피 새로운 브런치북을 열었습죠.

제목.     


‘다 괜찮아 질 거야.’     


앞으로 저는 이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전처럼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만, 계속 꾸물거렸다가는 아무 것도 시작하지 못할 것 같은 겁니다.

그래서 뜨문뜨문 올리더라도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열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반은 먹고 들어갔네요. 후후.     


그래도 전후 사정으로 봐서 글은 이전처럼 길지 않고 매우 짧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한두페이지 분량의 아주 짧은 글을 써볼까 합니다.     


헌데 제목이 왜 ‘다 괜찮아질 거야.’ 이냐고요?     


전 인생 통틀어 실수가 많은 사람입니다.

얼굴이 빨개질 실수를 참 많이 합니다.

게다가 부족한 점도 많고요.

저 제목은 제게 하는 말입니다.

다 괜찮아질 거야.

깊은 뜻은 없습니다.


그저 앞으로 보시다보면 알게 될 겁니다.      

글 속의 저로 인해 위안을 받으신다면 더 좋고요.    

 

글의 형식은 음, 언제나 그렇듯 픽션과 에세이 사이가 될 듯 합니다.

픽션이라고 해도 되고, 에세이라고 해도 됩니다. 어느 장르로 불려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 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제가 생성형 AI 라니요. 여전히 믿어지지 않죠. 

그래요. 인생 모르는 겁니다. 

비밀에 쌓인 인생, 그렇지만 괜찮아질 것 같은 인생의 한꺼풀을 앞으로의 브런치북 연재글에서 풀어헤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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