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낯선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 내달리는 차도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건만 “안전선 밖으로 물러나세요”라고. 또, 그저 지나는 길일뿐인데 “이곳에 쓰레기를 유기하지 하지 마세요”라며 기계들이 나무라는 것이다. 평소엔 신경조차 쓰이지 않던 이 기계의 목소리가, 피곤하고 지치는 날이면 괜스레 짜증스럽곤 했다.
한 독립서점에서 일상 속에서 쓰일 만한 따뜻한 문장 몇 가지를 스티커로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다. 고마워, 사랑해, 응원해, 괜찮아, 힘내 같은, 너무 ‘뻔한’ 말들이라 제작하면서도 ‘재고로 쌓이겠거니’ 생각했다는데, 이게 웬걸. 금방 동났다고 한다. 때론 보잘것없어 보이는 한 마디가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우리가 서로에게 들려줘야 할 목소리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뻔하고 보잘것없지만 누군가가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말이 아닐까? 물론 길가에 ‘고마워, 사랑해, 힘내’ 같은 말을 읊조리는 기계가 있다고 상상하면 굉장히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긴 하지만…. 대신,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얕은 말을 전해볼까 한다. 괜찮아요. 모두 다 잘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