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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진 Feb 19. 2024

너의 목소리가 들려

길을 걷다 보면 낯선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 내달리는 차도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건만 “안전선 밖으로 물러나세요”라고. 또, 그저 지나는 길일뿐인데 “이곳에 쓰레기를 유기하지 하지 마세요”라며 기계들이 나무라는 것이다. 평소엔 신경조차 쓰이지 않던 이 기계의 목소리가, 피곤하고 지치는 날이면 괜스레 짜증스럽곤 했다.


한 독립서점에서 일상 속에서 쓰일 만한 따뜻한 문장 몇 가지를 스티커로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다. 고마워, 사랑해, 응원해, 괜찮아, 힘내 같은, 너무 ‘뻔한’ 말들이라 제작하면서도 ‘재고로 쌓이겠거니’ 생각했다는데, 이게 웬걸. 금방 동났다고 한다. 때론 보잘것없어 보이는 한 마디가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우리가 서로에게 들려줘야 할 목소리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뻔하고 보잘것없지만 누군가가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말이 아닐까? 물론 길가에 ‘고마워, 사랑해, 힘내’ 같은 말을 읊조리는 기계가 있다고 상상하면 굉장히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긴 하지만…. 대신,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얕은 말을 전해볼까 한다. 괜찮아요. 모두 다 잘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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