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민트 맛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호불호 갈리는 대표적인 맛 중 하나인 민트 맛과 민트 초코에 대한 논쟁이 있었죠. 민트, 그리고 민트 초코를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사실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거의 안 먹는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선호하는 음식만 평생 먹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그런데 생각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민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코너에 몰렸지 뭡니까. 왜 싫어하냐고.

싫어하진 않습니다. 싫어하는 맛이란 있어도 안 먹는 수준을 넘어서 돈 줘도 안 먹는 걸 뜻합니다. 민트 맛 사탕이나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먹기는 합니다. 물론, 그 옆에 다른 맛이 있나 찾아보는 게 먼저죠. 가장 보편적인 예를 들자면, 배스킨 씨와 라빈슨 씨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민트와 민트 초코 맛도 있죠. 근데 그걸 같이 담게 된다면 다른 아이스크림에도 민트 맛이 납니다. 다른 아이스크림은 섞여도 그냥 그렇지만 민트는 다릅니다. 치즈 맛도 민트향 치즈 맛이 되어버리죠.  그 화하면서도 살짝 알싸한 향을 좋아하지 않는 저에겐 달갑지 않은 선택이죠. 어쩌면 사람들이 민트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아이스크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렬한 맛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민트는 치약 맛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민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치약이 민트 맛인 거지 민트가 치약 맛이 아니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민트 맛이 화한 느낌을 주면서 상쾌감을 주기 때문에 치약 첨가제로 많이 쓰입니다. 근데 그럼 민트를 왜 치약에 첨가할까요? 치약은 먹으면 안 되는 구강 청결품의 일종입니다. 먹어도 되긴 하지만 불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어린아이의 경우 먹게 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치약에 민트향을 넣은 이유는 과도한 청량감과 화한 느낌을 통해서 삼키면 안 된다는 경고를 해주려고 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치약이 민트 맛인 이유는 먹지 말라는 의도인 거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민 초파에게 어떠한 원한도 복수심도 없습니다. 단지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혹시 민트 맛, 좋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