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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Dec 09. 2021

일주일 동안 사용해본
14인치 맥북 프로

MacBook Pro 라인업의 정상화

2016년에 메이저 리디자인이 강행된 MacBook Pro는 역대 MacBook Pro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평이 안 좋았던 맥북이다. 기존에 있던 I/O 포트를 모두 USB-C로 통합하는 과정은 많은 혼란을 야기했고, 얇아진 바디를 위한 나비형 키보드는 4세대에 거듭하는 오점이 됐다.


Intel 칩셋의 성능 향상은 매년 지지부진했으며, 얇은 바디에 들어간 빈약한 쿨링 시스템은 발열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모든 문제점을 열거하자면 끝도 없이 길어지니 어떤 문제가 존재했는지 궁금하다면 이전에 작성한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올해에 출시된 2021년형 14인치 및 16인치 MacBook Pro는 근 5년간 출시된 MacBook Pro에서 언급된 문제점들을 시원하게 해결한 제품이다. Mac 라인업에 짙게 깔린 암흑기가 걷히고 다시 애플이 컴퓨터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함을 의미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사용하기 짜증 나는 터치 바는 사라지고, HDMI와 SD카드 슬롯이 회귀했으며, 자체 실리콘 탑재를 통한 탁월한 발열제어, 배터리, 그리고 그래픽 성능까지 모나는 부분 없이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제품이다. macOS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제품 혹은 그에 근접하는 제품이라 평한다.



Thinner = Better?

태초부터 노트북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트렌드는 더 얇고 더 가벼운 노트북이었다. 애플도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춰 MacBook Air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켰고, 2016년에는 MacBook Pro도 최대한 얇게 만들고자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적용했다.

대략 아이폰 2개 정도의 두께

그 과정에서 기능성을 일부 포기하는 일이 생겼고, 전반적인 완성도도 떨어지게 된다. 2021년형 MacBook Pro는 이와 정반대의 스탠스를 취한 제품이다. 바디는 전작보다 뚱뚱해졌고, 무게는 무거워졌다. 이를 통해서 얻은 등가교환은 훌륭한 발열제어와 기능성이다.

애플 본인들이 한 실수를 인정하고 HDMI와 SD-Card 슬롯을 다시 탑재해줬을 뿐만 아니라, 혹평을 받은 터치 바는 과감하게 제거했다. USB-A가 여전히 부재인 것은 안타깝지만, 슬슬 Windows 진형에서도 USB-C를 탑재하는 추세기도 하니까 이건 2016년 당시보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마치 2008년도 Unibody MacBook이 떠오르는 디자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미지상의 뭉툭한 디자인보다는 훨씬 날렵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만져보면 그다지 두꺼운 느낌이 들지도 않을뿐더러, 곡선이 거의 없으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기존의 날렵한 맛이 사라지고 중하고 무거운 느낌의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All-black으로 처리한 키보드의 경우에는 이번 디자인의 키포인트로 둬야 할 만큼 훌륭하다. 너무 투박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적절하게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마감했으며, 특히 실버 모델에서는 바디와 키보드의 투톤 조합이 예상외로 잘 어울린다. 군더더기가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아예 굴곡 자체가 사라진 이번 디자인이 더 깔끔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켜진 건지 꺼진 건지.

애플이 脫(탈) 인텔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M1의 경우에도 놀라운 전성비를 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첫 번째 단추를 성공적으로 맞추었으니 더 높은 성능을 보여야 하는 M1 Pro와 M1 Max의 성공은 애플에게 있어서 어떤 것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Windows와 Mac을 막론하고 여태까지 시장에 판매되던 노트북들은 모두 발열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성능을 요하는 프로그램을 한 개만 켜놔도 노트북이 이륙할 것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은 기본이요, 배터리는 순삭, 발열로 인해서 손이 땀에 흥건해진 경험은 모두가 한 번쯤은 있을법한 노트북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특히 MacBook Pro의 경우에는 애플의 알 수 없는 철학이 합쳐지면서 컴퓨터가 터지기 직전까지는 팬이 빠르게 돌지 않았다. 대신 최대한 모든 열을 알루미늄 바디로 전도해서 온도를 낮추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것도 CPU가 여간 뜨거워져야 제어가 가능하지 택도 없는 발상이다. 사람들이 M1 MacBook Air에 찬사를 보냈던 것도 훌륭할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보단 켜진 건지도 모를 것 같은 발열제어가 더 큰 몫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M1 Pro와 M1 Max는 이러한 M1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한 칩셋이다. 벤치마크처럼 성능을 100% 다 끌어다 쓰는 경우를 제외하면 2021년형 MacBook Pro에서 팬 소리는 듣기 어려울 정도로 귀하다. 항상 뜨거워서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기가 겁났던 2019년형 MacBoook Pro와는 다르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본체의 온도는 필자의 손보다 차갑다. 사실상 화면이 꺼져있다면 노트북의 전원이 켜졌는지 꺼졌는지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한 발열제어를 갖추고 있다.



까무러칠 속도.

M1 MacBook Air를 사용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ARM 기반으로 칩셋이 교체되면서 모든 프로그램들의 실행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애플 실리콘에 최적화된 앱의 경우에는 아이패드에서 앱을 여는 것만큼 반응이 즉각적이다. 다만 M1에 비해 M1 Max가 일상적인 사용에서 큰 체감을 줄만큼의 차이가 있진 않다. 애초부터 M1에 코어를 늘려서 만든 칩셋이기도 하고, M1 자체가 훌륭했기에 여기서 더 개선해도 체감이 될 만큼의 큰 차이가 존재하진 않을 것 같다.


차이는 영상편집과 같은 그래픽 성능을 요하는 작업을 할 때 벌어진다. 14인치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13인치 MacBook Pro의 경우에는 단 한 번도 외장 그래픽이 들어간 적이 없고, 16인치의 경우에도 그다지 훌륭한 그래픽 퍼포먼스를 보여준 전적이 없다.


그에 반하여 M1 Pro와 M1 Max의 경우에는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그래픽 성능을 지니고 있다. 특히 14인치와 16인치의 사이즈 구분 없이 칩셋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작은 노트북에 훌륭한 성능의 노트북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필자 또한 13인치의 외장 그래픽 부재로 다음엔 16인치를 가고자 마음먹었으나 14인치에 M1 Max 선택지가 생겨서 고민 없이 14인치를 선택했다.


벤치마크 점수를 나열하면서 M1 Max의 대단함을 뽐낼만한 리뷰어들은 많으니, 성능 데이터 값만 간단하게 나열하고 넘어가겠다.

M1 Max의 Geekbench 5의 평균적인 점수는 싱글 1700점 후반대, 멀티코어의 경우에도 12000점대에서 위치하고 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는 iMac Pro 최고 옵션이 멀티코어 13000점대, Intel Xeon W-3235를 탑재한 Mac Pro가 11000점대를 보여준다. 기껏해야 50~60W를 소비하는 노트북이 애플의 천만 원대 최상위 데스크톱 컴퓨터와 겨루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고 싶다.


최소한 필자가 사용하는 루틴에서는 24 코어 M1 Max의 성능을 100% 끌어다가 쓸만한 작업은 없다. 유튜브용으로 간간히 활용하는 애프터 이팩트나 프리미어 및 파이널 컷으로 편집을 할 때 프레임 스킵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는 것과 전반적으로 모든 작업을 할 때 잔렉이 사라졌다는 것은 훌륭한 개선점이지만 말이다. 


2019년형 13인치 MacBook Pro를 사용할 때와 GTX 3060이 들어간 100만 원 후반대 Windows 데스크톱에서도 동일한 루틴을 작업할 때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 생겼으나, 성능에 대한 불만사항이 한 번도 없던 컴퓨터는 이번 맥북이 처음이다. Adobe를 비롯한 많은 앱 개발사들이 애플 실리콘 지원을 추가하고 있는 실정이고 대기업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들도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애플 실리콘에 대한 최적화가 많이 부족한 상태다. 당장 Windows와의 비교를 하기에도 무리가 있고, 특히 영상 편집을 제외한 많은 영역에서는 애플 실리콘에서 사용 중인 ARM 아키텍처에 대한 최적화가 더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RTX 3080을 탑재한 노트북과 성능을 비교해서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이 부분은 사실 과장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 문제는 다음 챕터에서 후술 하겠다.


여담으로 성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을 깔아보다가 깨달았다. 참고로 Mac에서 게임을 하는 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애초부터 할 수 있는 게임이 없기도 하고 극히 소수의 아량이 넓은 개발자들의 의해서 극히 소수의 게임만 맥을 지원하는 실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마인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와 같은 게임이 그 예시다.

하지만 게임이 맥을 지원하는 것과 플레이가 원활하냐는 또 별개의 질문이다. 여태까지 Mac 라인업에선 성능을 막론하고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은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는데, M1 Max에서 무려 192 프레임에 달하는 성능을 보여주며 충분히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부족한 최적화를 성능 빨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다. 덕분에 기대조차 안 하고 성능이나 보자고 깔았다가 정신 팔려서 글 마감이 며칠이나 뒤로 미뤄졌다.



전성비가 왜 중요한가?

Apple 이벤트 - 10월 18일

Windows와 Mac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Mac이 높은 그래픽 성능을 지녔다고 해서 게임을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Windows 노트북이 ARM 아키텍처 칩셋을 차용한다고 해서 애플과 같은 괴물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애플이 주장한 "RTX 3080이 들어간 게이밍 노트북과 맥북이 견줄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에 대한 발언은 어느 정도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Apple 이벤트에서 애플이 제시한 주장은 "맥북이 이제 윈도우 노트북 성능으로 다 이길 수 있다!"가 아니라 "어느 정도 견줄 수 있는 성능을 훨씬 낮은 전력으로 제공할 수 있다"였는데, 이게 어느 순간 와전되면서 400만 원 후반대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하는 노트북이 게임도 못 돌린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이 인터넷에서 퍼진다. 


최소 300만원부터 시작하는 MacBook Pro를 구매하는 시장은 극히 한정되어 있고, 본인이 맥을 요하는 특별한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애플 컴퓨터는 대중들에게 쉽게 권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다. 음악을 만든다거나, 영상을 만든다거나, 아니면 개발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애플 컴퓨터가 최적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영역에서의 성능이 좋다는 것이지, 깡성능만 놓고 "이번 맥북이 모든 면에서 Windows 노트북보다 낫다"라고 보는 건 해석에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Windows 노트북 중에서 현재 MacBook Pro와 같은 성능을 지니면서, MacBook Pro와 같은 낮은 전력으로 구동되는 제품은 없다. 낮은 전력 대비 동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더 오래가는 배터리와 낮은 발열을 의미하기도 한다. M1 Pro와 M1 Max을 탑재한 MacBook Pro가 이토록 오래가는 배터리와 훌륭한 발열 컨트롤을 보여주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픽 작업을 외부에서 한다고 가정했을 때 맥북은 본체만 들고나가면 되지만, 비슷한 수준의 Windows 노트북의 경우에는 높은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무거운 충전기와 무거운 본체, 거기다가 앞서 언급한 발열 제어를 위한 팬 소음까지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 충전기를 빼자마자 반의 반토막이 나는 성능은 덤이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올해 MacBook Pro가 제공하는 하드웨어적인 메리트는 상당히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좌) MSI GE76 Raider 11uh-053, (우) 16inch MacBook Pro

즉. 디자인, 영상 편집, 개발과 같은 맥에 최적화된 분야의 경우 macOS가 가져다주는 이점까지 고려한다면 올해 출시된 MacBook Pro는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그런 제품일 것이다. 그리고 최적화된 분야가 아니면 macOS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애초부터 macOS가 요구되는, 그리고 macOS에서 잘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맥북은 고려대상에 올라가면 안 된다.



Liquid Retina XDR Display.

이렇게 기똥찬 마케팅 용어는 어디서 누가 뽑아내는 건지 궁금하다. 저렇게 이름으로 호들갑을 떨어놓고 결과가 처참하면 화가 나겠지만 맥북 라인업의 디스플레이는 언제나 훌륭했고, 올해도 그렇다. 오히려 XDR이라는 이름이 걸맞은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맥북에 넣어놨는데, 사용하기 황홀할 따름이다.


특히 miniLED는 (M1) iPad Pro 12.9인치 모델에 탑재되면서 한동안 블루밍 현상으로 말이 많았는데, 이번 맥북에 탑재된 패널은 놀라울 정도로 블루밍 현상이 적다. OLED과 비슷한 수준의 명암 표현에 더불어 맥의  유명한 색 표현은 현직 디자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왜 Mac을 애용하는지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완벽한 색 표현력에 120Hz의 가변 주사율까지 놓고 본다면 패널 자체는 흠잡을만한 부분이 없다. 다만 노치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아이폰보다 맥북에 노치가 먼저 들어가는 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정도로 맥북에 노치가 알맞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macOS 특성상 위에는 언제나 Menu Bar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노치를 만듦으로써 기존에 LCD가 사용하지 못하던 공간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기에 노치 자체가 거슬리는 게 아니라면 모든 부분에서 이득이라 생각한다. 거기다가 서드파티 앱을 통해서 Menu Bar를 아예 검은색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고, 이미 앱을 풀 스크린으로 전환하면 자동으로 검게 처리된다. 


그래서 노치가 거슬리는가?

아이폰과는 다르게 시청하고 있는 콘텐츠를 방해하지도 않고, 기존에 OS적으로 어차피 사용하지 못하던 영역에 노치를 위치시킨 것이기에 오히려 카메라를 이상한 위치에 설계한 것보단 훨씬 납득되는 결정이다. 하지만 노치로 인해서 안 그래도 부족하던 macOS의 메뉴가 더더욱 공간에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은 큰 단점 중 하나다.


처음에 macOS를 세팅하고 프로그램을 3 ~ 4개만 깔았던 시점부터 우측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콘과 좌측의 메뉴가 겹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에는 자동으로 좌측부터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이 가려진다. 문제는 가려진 아이콘을 볼 수도 없고, 볼 방법도 없다. 명백한 디자인 에러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기본적도 해결하지 못하고 출시한건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기본 macOS 메뉴바
Bartendar 4를 실행한 모습

16인치 모델의 경우에는 이러한 공간적인 부담이 덜하겠지만, 14인치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좀 심하다.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Bartendar 4와 같은 유틸리티 성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된다. iPhone X과 함께 공개된 iOS 11에서 애플은 상단바 디자인을 노치에 맞게 최적화시킨 것을 고려한다면, macOS도 이러한 조치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의아스럽다.


애플의 의지만 있다면 OS 업데이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고, 서드파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Day 1부터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니까 단순한 애로사항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애초부터 맥을 많이 활용하던 사람이라면 Bartendar 4와 Magnet정도는 이미 진작에 구매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애플이 기본적인 편의성 패치를 안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고: Magnet의 윈도우 매니지먼트는 Microsoft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서 애플이 적용을 못하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은 대가가 있다.

훌륭한 성능과 디스플레이, 거기다가 완고한 빌드 퀄리티를 고려한다면 이번 MacBook Pro도 저렴한 대중적인 노트북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디자인을 더 투박하게 만들고 I/O 포트를 늘리는 등의 프로를 위한 행보를 보인 이번 업그레이드라면 더더욱 그렇다.

시작가 269만 원부터 시작하는 2021년형 MacBook Pro는 8 코어 CPU, 14 코어 GPU, 16기가 램, 512기가 SSD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있다. 1TB SSD로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은 27만 원, 32기가 램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은 54만 원, M1 Max(24 코어 GPU)로 올리는 데는 67만 원이 필요하다.


절대적으로 저렴과는 거리가 먼 가격 책정이다. 특히 프로들이 원하는 램 용량과 SSD 옵션에 대한 가격 책정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싸다. 램만 올리고 M1 Pro에서 24 코어 GPU M1 Max로 변경하면 14인치 기준 410만 원, 16인치 기준 440만 원에 달하는 거금이 요구된다.


269만 원짜리 Baseline MacBook Pro와 13인치 M1 MacBook Pro 간의 격차가 너무 크면서도 애매해서 소비자들이 결정하는데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애플도 이를 알고 있는지 염가형 MacBook Pro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루머가 돌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최소 몇 개월 뒤의 이야기니까 지금은 고려하지 않겠다.


가격과 관련된 이야기는 별도의 글에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간단하게만 이야기하자면 269만 원짜리 Baseline model과 410만 원짜리 M1 Max(24 Core GPU) 모델이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적절한 포지션이라고 생각된다.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란?

개인적으로 노트북을 평가할 때는 단순 성능과 같은 단편적인 요소보다는 전반적인 패키지에 대한 만족도가 어떠한가에 대해서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도 그렇고, 컴퓨터도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전자제품은 사용할 때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써 노트북은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부분을 만족해야 하는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키보드, 트랙패드와 같이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부분이 더 많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작동하는 컴포넌트까지 스마트폰보다 복잡하고 더 높은 성능을 요한다.


올해 탑재된 XDR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는 필자가 사용한 어떠한 노트북보다 높은 만족감을 가져다줬으며, 맥북의 유명한 트랙패드는 더 이상의 평가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자체 실리콘을 통한 높은 성능과 낮은 발열은 사용하면서의 만족도를 고취시키며, 오래가는 배터리는 유저가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걱정해야 하는 한 가지를 덜어준다.


전자제품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Overall Package는 무엇보다 가장 만족도와 직결된 존재이며 많은 제조사들이 망각하는 것 중 하나다. 특정 스펙이 좋은 제품은 그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없는,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줄만한 제품은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형 MacBook Pro를 추천하지 않은 것이고, 2021년형 MacBook Pro는 이토록 칭찬을 하는 것이다. 올해의 제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프로들이 기다려온 가장 이상적인 MacBook Pro.


내년에 출시될 MacBook Pro는 여기서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된다. 그리고 램, 스토리지 옵션 가격 책정 좀 제발 정상적으로 해주길 희망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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