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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Jun 01. 2019

2019년형 맥북 프로, 사지 마세요.

애플의 2019년형 맥북에 대한 견해.

정확하게 10일 전인 5월 21일, 애플에서 말도 없이 자사 플래그쉽 노트북 라인업인 '맥북 프로'의 2019년형 모델을 홈페이지에 등록했다. 메이저보다는 마이너에 가까운 업그레이드, 그리고 2019년에는 터무니없는 내용이 몇 가지 눈에 걸려, 신형 맥북 프로에 대한 견해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이미 '현시점에서 2018년형 맥북을 사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을 통하여 2018년형 맥북프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으나, 작성한 지 10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신형 맥북이 나올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해당 글에선 맥북 프로 라인업의 전반적인 메이저 체인지를 언급 및 예상한 바 있으며, 아쉽게도 현재 출시된 모델은 전작에서 간소한 CPU 업그레이드를 제외한 어떠한 부분도 크게 바뀐 게 없다.


13인치의 경우 사실상 CPU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15인치 또한 최상위 모델이 8 코어 CPU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변경된 점이 없다. 애플이 4년간 연달아 실패한 버터플라이 키보드 메커니즘도 미미한 재질 변경으로 끝났으며, 2019년형 모델이 출시하자마자 무료 리퍼 대상에 포함된 것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 버터플라이 키보드에 대한 개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잘못된, 그리고 반복된 설계.

애플이 2016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새로운 맥북 프로의 폼팩터는 프로 라인업에서도 얇고 심플한 디자인을 채택하여 여러모로 긍정적인 피드백도, 그리고 부정적인 피드백도 동시에 받았던 디자인 변경이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맞았지만, ONLY USB-C 같은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하여 불편함도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편리함이 아닌,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텔 칩셋과 애플의 설계에 있다. 인텔의 호언장담, 즉 "우리가 전력 소모도 적으면서, 지금보다 성능이 강력한 CPU를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지키지 못한 인텔로 인하여, 2016년부터 얇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올인한 애플이 입장이 애매해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애플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해결책은 맥북 프로를 리디자인하는 것이었고, 많은 리뷰어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이와 같은 내용을 비슷하게 관측했다. 다만, 애플이 무려 WWDC 2019을 시작하기도 전에 말도 없이 맥북 프로를 업그레이드해버리는 예상을 뒤엎는 행동을 해버렸고, 업그레이드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수준의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설계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2018년형에서 발생했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오히려 개악됐다. 6 코어였던 CPU가 최상위 모델에서 8 코어로 변경되었는데, 현재의 맥북 프로의 바디는 그만한 열을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올라온 리뷰들을 보면, 2019년형 맥북의 경우 이전과 비슷하게 베이스 글럭을 유지하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는데, 400만 원 후반대에 위치한 노트북임을 감안한다면 만족할법한 성능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바디를 바꾸지 않았을까?

결론은 간단하다. 노트북의 바디를 바꾼다는 것은, 전반적인 설계를 변경한다는 의미다. 당연하게도 새로운 설계를 도입하면, 기존에 생산한 바디는 사용할 수 없으며, 처음에 해당 바디를 설계할 때 들어갔던 투자비용을 생각한다면 같은 바디를 오래 사용할수록 가격 대비 효율이 높아진다. 애플이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설계를 변경하지 않고 여태까지 리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무료 리퍼가 설계를 변경하는 것보다 싸니까;;)



애플의 조용한 업그레이드. 의미하는바?

애플의 맥북 프로 라인업을 오래전부터 주시하던 사람이라면, 한때 맥북 모델이 무려 early, mid, late으로 나눠 질정도로 업그레이드가 잦았던 시기를 기억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해당되지 않지만, 현재 팀 쿡이 들어서고 나서 바뀐 애플의 판매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아이패드에서 많이 보였던 폼팩터 재사용은 최근에 애플이 재미가 들렸나 싶을 정도로 자주 등장했다.


현시점에서 애플은 인텔과의 사이도 좋지 못하고, GPU는 라데온 나비 그래픽이 조만간 나오는 상황에, 필연적으로 맥북의 폼팩터를 변경해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 2018년형 맥북프로에 탑재된 그래픽 카드가 그대로 2019년형에 탑재됐고, CPU도 거의 변함이 없는 수준이라면, 필자는 이번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미 위에서 폼팩터 그리고 설계에 대한 가격을 언급했었다. 오래 끌수록 애플에겐 좋을 것이고, 어차피 현재의 얇은 폼팩터의 리뉴얼은 필연적이라면, 이번 업그레이드가 조용히 출시된 것 또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2019년형 맥북프로를 6월에 공개함으로써 미미한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기존 폼팩터를 소진하는 움직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업그레이드가 없었던 그래픽 쪽 부분과 라데온의 나비 출시 시기가 여러모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그래픽이 나오는 시기와 맥북의 평균 출시 시기인 크리스마스전을 생각한다면, 2019년형 맥북프로가 긴 수명을 갖기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최단기로 사장될까 두려운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예전처럼 Early와 Late으로 나누는 것도 아니기에, 올해 10월쯤에 갑자기 그래픽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것에 높은 확률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가능성은 있다는 것, 그리고 현시점에서 2019년형 맥북이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점에선 변함이 없다. 물론 본인이 맥북프로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말리진 않겠지만,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좀 더 유보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최소한 그래픽쪽, 혹은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있을때까지.



'나는 왜 Windows 대신 맥북을 선택했는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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