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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Jul 10. 2019

나는 왜 Windows대신
맥북을 선택했는가.

애플의 맥북프로 2019년형 13인치 구매기

여태까지 수많은 애플 기기를 사용해봤으나, 메인 기기로 사용된 기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필자에게 있어서 최초의 애플 기기는' 아이패드 2세대'였으며, 유일하게 애플이 내놓은 라인업 중 가장 애호하는 라인업이다. 이를 증명하듯, 2019년인 지금까지도 아이패드 6세대를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추가된 애플 펜슬을 통하여 노트 테이킹까지 책임지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이패드의 경우 현재 안드로이드 OS가 태블릿 영역에서 매우 처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아이패드가 보다 부각되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태블릿의 경우 아이패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점유율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특히 필자가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딱히 선호하는 편이 아니고,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Android 그리고 PC는 Windows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이패드가 특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좌우지간, 여태까지 맥북을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Windows 만을 거의 10년 넘게 시작부터 고집해왔고, 딱히 낮은 사양의 Windows 랩톱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Primary education 그리고 Secondary education을 거치면서 사용하던 Microsoft office 프로그램은 Windows에 최적화되어있었고,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교과서도 Windows 기준으로 제작되어 자연스럽게 애플의 노트북 라인업을 기피하게 되었다. 애초에 2010년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macOS 전용 MS office 프로그램들은 처참한 최적화로 비판받는 상황이기도 했으므로, 학교에서도 맥북을 권장하지 않았다.


그러다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학교에서도 맥북을 권장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선택권이 주워졌다고 해서 뜬금없이 정들었던 Windows를 버리고 macOS로 메인 시스템을 변경한다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습관이라는 게 무서워서, 한번 정들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생각보다 꽤 어렵다.

Windows 노트북중에서도 애플에 대적을 할만한 제품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으므로, 상대적으로 더 비싼 애플 기기를 선택할 이유는 일반 사용자에게 있어서 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Mincrosoft도 자체 Surface 라인업을 내세우기 시작함으로써 애플을 압박했고, 맥북의 대항마라고 불리던 Dell의 XPS 라인업도 아직까지 견고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애플이 버터플라이 키보드라는 역대급 무리수를 자사 노트북 라인업에 투척하면서, 애플이 추구하던 "High Quaility"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가했다. 수많은 유저가 타사 노트북보다 성능 대비 몇 배나 비싼 값을 지불하고 구매한 맥북에서 키보드가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생겼고, 법적 공방이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에 애플이 고무 레이어를 버터플라이 키보드 구조상에 포함했으나, 본질적인 문제인 먼지 유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 아닌 그저 늦추는 방법임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된다.


맥북프로 2016년 이후부터 나타난 'Flexgate'

위에서 언급한 키보드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자사 맥북프로 라인업에서 USB-C를 제외한 모든 포트를 제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프로라는 네이밍에 제품이 타게팅한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해가진 못했다. 이러한 제품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점을 비롯하여, 애플의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 책정 & 라인업 정리로 인하여 이전 애플과 지금의 애플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전반적인 애플의 고가 정책과 난잡한 맥북 라인업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속속히 등장한 맥북의 설계 결함으로 인한 평판 하락이 여태까지 맥북 구매를 늦췄던 가장 큰 이유였다. 가격 면에서도 매리트가 없었고, 당시에는 딱히 연동성을 중요시하지도 않았기에 맥북을 구매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또한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애플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필자도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두꺼워진 책들을 하나둘씩 아이패드에 넣기 시작했고, 노트 테이킹을 아이패드에서 했으며, 여러 자료를 핸들링하면서 같은 애플 이코시스템을 사용하는 친구들과 간편하게 에어드롭으로 파일을 전송하다 보니, 다른 애플 기기의 필요성을 점차 체감하기 시작했다.


수백 장이 넘는 Past papers를 아이패드에 넣었고, 모든 교재를 아이패드에서 직접 보고, 노트 테이킹까지 하다 보니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Microsoft 365 서비스를 통하여 어느 정도 어렵지 않게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기기간의 데이터 전송이 쉬워진다는 것은, 더 이상 밖에서 무거운 노트북이 필요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기기간의 통일적인 데이터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에 스마트폰에서도 안드로이드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끼기 시작했는데, 여태까지 단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던 연동성 부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아이폰과 맥북에선 매우 자연스러운 연동과 대비하여, 안드로이드와 Windows 10는 딱히 좋은 조합은 아니었다. iOS가 보다 일관성 있는 앱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이전부터 높게 평가했는데, 연동성 부분까지 겹치니 아이폰에 대한 충동이 들기 시작한 것도 맥북 구매에 한몫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애플의 이코시스템에 단계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사실 필자는 ‘2019년 맥북’ 구매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글을 작성할 정도로, 2019년 맥북이 시기적으로 좋은 노트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2020년에 메이저 리디자인을 앞둔 것은 물론,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내년엔 애플도 고질적인 버터플라이 키보드 메커니즘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글을 작성한 사람이, 2019년형 맥북을 구매한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 법도 한 상황이다.


정확하게는 시기적으로도, 그리고 학업과 관련된 상황으로 인하여 노트북을 변경하는 시점에 제한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2020년형 맥북까지 기다리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13인치는 애플의 문제라기보다는 인텔의 몫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의 인텔의 전망을 보면 13인치 맥북은 크게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 또한 한몫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그래픽 부분에선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필자가 선택한 맥북 프로는 13인치 옵션에서 i5 프로세서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했을 정도로 상위권에 속하는 옵션인데, 램의 경우 8기가에서 16기가로 업그레이드를 선택했으며, SSD의 경우 512기가, 그리고 교육용 프로 앱 번들 (파이널 컷 등등)을 포함하여 주문했다. 당연히 애플케어는 가입했다.


Windows 쪽 진형을 생각해본다면, 절대 320만 원에 호가하는 스펙도 아니거니와, 비싸야 백만 원 돈 할 것 같은 스펙으로 3백만 원씩 받고 있으니,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다. 맥북이 이러한 값어치를 하는 유일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macOS & iPadOS & iOS 간의 자연스러운 연동을 지닌 이코시스템, 그리고 압도적인 최적화다.


Windows 혹은 Android를 사용해봤다면 잘 알겠지만, 애플의 기기는 높은 최적화로 유명하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높아서 그런 것보다는, 애초에 애플의 기기는 애플을 제외한 어떠한 제조사도 만들 수 없고, 기기의 수가 한정되어있으니 개발자들이 노트북에 보다 소프트웨어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개발할 수 있다. 같은 스펙이라도 프로그램들이 더 원활하게 돌아가는 이유 또한 이러한 애플 특유의 제품 라인업으로 인한 차이다.


맥북 라인업을 사용하던 유튜버들이 Windows 노트북으로 교체했다가, 다시 맥으로 회귀했다는 내용의 비디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 또한, 애플 이코시스템의 우수성에 있다. 물론 이러한 이코시스템이라는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명확한 제품인데, 기본적으로 맥북의 경우 명확한 유저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가격 면에서만 봐도 일반 유저가 절대로 3백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노트북을 구매해야 되는 이유가 없다. 맥사서 Windows를 돌리고 있는 유저가 가끔씩 인터넷에서 웃음의 대상이 되는 이유 또한, 소프트웨어 값으로 사실상 그 비싼 값을 지불하고, 핵심을 안 쓰는 것과 다름이 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본격 고오오오급 스*벅스 출입증)

Windows 금융 결제창

거기다가 맥은 한국시장에서 사용하기 좋은 OS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금융 시스템은 여러모로 매우 구식이라,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지원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고, 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당연히 은행 업무를 주목적으로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맥북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학생들에게도 USB-C만 있으며, 엑셀 같은 보편적인 프로그램들 조차 Windows와 호환이 미흡한 맥을 구매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해외처럼 맥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거나, 학교에서 맥북을 권장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한국은 맥을 사용하기에 좋은 나라 그리고 환경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맥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맥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경우, 맥 전용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서 맥을 구매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파이널 컷, 모션 5 그리고 로직 같은 애플 전용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거나, 맥에 최적화가 월등하게 잘되어있는 프로그램들이 Windows에선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맥을 강제로 구매하게 되는 상황이 가장 많다.


그 외에도 맥을 구매하게 되는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필자 주변에 맥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연동성을 중시하여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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