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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 Aug 06. 2019

2019년형 맥북 프로 13인치 리뷰
(1편)

맥북 프로에 대한 첫인상 그리고 사용 견해

무엇이 맥북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애플의 맥북을 사용하면서, 구매하기 전부터,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 자신에게 수백 번도 넘게 던졌던 질문이다. 100만 원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하이엔드 Windows 노트북을 제쳐두고, 300만 원을 넘는 맥북을 사람들이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맥북은 일생동안 Windows만 사용한 나에게 있어서, 익숙한 물건도 아니거니와, 이해하기 쉬운 물건도 아니었다.


이러한 수많은 질문 속에, 나는 맥북 구매를 메인 노트북으로써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부터 한 달 동안 사용하면서 내가 느낀 2019년형 맥북 프로는 어떠한 제품이었는지 서술해보고자 한다.



개봉기 - Unboxing

배달된 박스



애플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외관

맥북의 외관은 수많은 사람들이 맥북을 선택하는 이유이자, 가장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매력일 것이다. 무려 4년 동안 유지된 디자인에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맥북의 심플하면서도 유니크한 메탈 바디가 가장 큰 몫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맥북 프로에서 Affinity designer를 실행한 모습

특히 이러한 디자인은 15인치보다는 13인치에서 더 빛을 발휘하는데, 하단부가 정말 정밀하게 모든 부분이 밸런스 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하단을 가득 채우는 키보드에, 넓은 트랙패드, 그리고 사이드에 위치한 스피커 타공까지 어떠한 노트북보다 균형 잡힌 디자인을 보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맥북 프로만의 실용형 제로인 터치바가 가미되면서 더욱더 균형 잡힌 디자인이 완성된다.


아쉽게도 4년의 세월 동안 다른 제조사들이 방관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Microsoft의 Surface Laptop 라인업은 알칸테라를 사용하여 고급짐을 높였고, 기존 경쟁자인 Dell의 XPS라인업 또한 완성형에 가까운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휴대폰을 시작으로 태블릿을 거쳐 노트북 시장까지 칩입한 '베젤레스' 유행은, 맥북 디자인의 변경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꼬집어 주는 듯하다. 물론 맥북의 화면 베젤이 굵다는 건 아니지만, 얇다고 하기도 어렵다.


물론 맥북이 이러한 아름다운 디자인은 시각적인 면에서 매우 훌륭한 효과를 주지만, 실용성 면에선 후술 할 내용이 정말 많다. 맥북에 대한 단점이 대부분 디자인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기에, 어지간히 무리한 디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USB-C만 존재하는 맥북의 좌측 모습

가장 대표적인 애플의 무리수는 2016년형 바디 변경에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불편함을 동반했으며, 2019년 그리고 2020년에도 해결보다는 현재 진행형에 가깝다. USB-A타입 포트를 과감하고 제거하고, USB-C타입과 3.5mm 헤드폰 잭만 남겨둔 애플은 보다 통일되고 깔끔한 디자인을 얻었지만,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주었다.


아직까지도 USB-C를 통한 디스플레이 연결은 극소수에 가깝고, USB 및 충전 단자도 대부분 A타입을 사용한다. 모든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 동글을 써야 되는 셈이 되는 것인데, 고정된 장소에서 사용하는 것은 동글을 사용 하니 괜찮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노트북의 주요 특성인 외부에서 사용할 때는 확장성에 대한 애로사항이 꼽히는 것은 어찌 보면 치명적이다. 친구들이 전부다 맥북을 사용한다면 에어드롭 같은 기능으로 어찌어찌 해결이 되겠지만, 그럴 리 없지 않은가?

본격적인 Dongle Life

이러한 '애플스러운'점들은 터치바에서도 계속되는데, 최근에는 맥북프로 13인치 최하위 모델에서도 터치바를 탑재하는 등, 애플은 터치바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확실하게 키보드만 있는 것보다, 터치바에서 무언가 표시되는 것이 일반 노트북과 맥북프로를 한눈에 차별시켜주는 가장 큰 '멋'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터치바는 물리적으로 나눠진 키가 아니기에 실용성면에서 일반 키보드처럼 감각적으로 외워서 사용할 수도 없고, 시선이 노트북 화면과 터치바로 분산됨에 따라 불편하게 만드는 장본인이기에 디자인적 요소 그 이상, 그 이하로도 평가하기가 어렵다.



1년 더 쉬어가는 애플.

아이폰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을 때, 맥북은 어떠한 점들이 바뀌었는가. 아이폰의 프로세서부터 거의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애플이, 노트북 라인업에선 크게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기 때문이다.


CPU는 인텔에게, GPU는 AMD에게 받아서 쓰는 상황인데, PC 시장 자체가 이러한 독점적인 회사가 정착하다 보니,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발전도 그에 따라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2018년엔 그나마 AMD가 라이젠으로 재미 좀 보고, 인텔이 똥줄이라도 타긴 했지만, 2019년엔 이렇다 할 만 큰 변화가 없다.


애플이 2019년에 바디 변경을 했어야 된다는 매우 큰 아쉬움과 함께, 성능 발전에 큰 기대조차 되지 않았다. 이전 맥북 프로들도 빨랐고, 체감 성능 자체는 작년과 올해의 차이는 미미하다. 특히 13인치 맥북 프로의 경우 성능의 발전이 매우 더디기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준도 아니다. 배터리 및 전력 사용으로 인하여 LPDDR3 램을 고수했으며, 프로세서도 업그레이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거의 스펙 변경이 없던 13inch 모델보단, 8 코어 15인치 모델이 걱정되는데, 얇은 풀 알루미늄 바디는 매우, 그리고 빠르게 뜨거워진다. 거기에 스티브 잡스의 '조용한 기기' 철학이 더해지면서, 웬만큼 뜨거워져도 팬이 거의 돌지 않고, 자체 알루미늄 바디로 열을 식히려고 하기에 'Laptop'이면서 'Lap (무릎)'에 올려놓으면 화상 입기 십상이다. 발열 설계를 통하여 기기의 상단(터치 바) 부분이 뜨거워지도록 설계했다지만, 손목을 올려놓는 부분까지 불쾌할 정도로 따뜻해지니, 발열에 많이 민감하다면 좋은 노트북은 아닐 것이다.


맥북 프로가 애플에서 현재 제공하는 '가장 강력하고, 비싼' 노트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맥북 프로가 성능면에서 기타 Windows 노트북과 비교하여 좋다고 평가받는 노트북은 아니다. 특히 가격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성능을 보고 구매하는 노트북과는 거리가 멀다. SSD부터 T2칩까지 생각한다면, 맥북 프로의 수요자는 매우 한정되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macOS가 필요한 비디오 편집 혹은 개발자 등을 한정 지을 수 있겠다.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13인치 맥북 프로는 변화가 없었는데, 15인치의 컴퓨팅 파워와 13인치의 컴퓨팅 파워는 차이가 나기에, 대상 소비자 또한 다르리라 생각된다. 애초에 1.37kg라는 가벼운 무게에 월등한 완성도와 완벽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갖춘 노트북을 300만 원에 호가하는 금액으로 구매할 소비자는 전 세계에 많지 않기에, 크게 문제가 될법하지는 않다.



맥북 프로의 하드웨어

크게 변화는 없었지만, 맥북의 디스플레이는 언제나 우수한 편에 속했다. 여러 디자이너들이 아직까지도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큰 이유기도 하고, 아이패드와 연동하는 '사이드카' 기능으로 이러한 장점들을 더더욱 부각했다고 평가한다. 애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누구보다 잘 파악한다'라는 것인데, 역시나 이번 macOS Catalina 베타 프리뷰를 보면서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모습은 높게 평가한다.


기타 내용은 차치하고 다시 디스플레이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자면, 맥북 프로 13인치는 작년과 동일한 2560-by-160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색상 표현도 매우 정확한 편이다. 특히 HiDPI 지원이 최근에 와서야 그나마 좀 나아진 수준의 Windows를 떠올려본다면, 애플의 macOS와 높은 해상도가 만나서 내놓는 결과물은 환상적이다. 컬러 매니지먼트와 대중적인 sRGB 색역보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Display P3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그래픽 디자이너, 영상 그리고 사진 보정을 하는 '프로'에게 손색없는 제품이다.

Affinity Designer가 터치바를 지원하는 모습

맥북의 이러한 완벽에 가까운 디스플레이와는 다르게, 키보드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역시 2016년 바디 변경으로 인한 애플의 무리수다. 얇은 맥북 프로를 만들기 위해서 개발된, '버터플라이 키보드 메커니즘'이 바로 그것인데, 키 트래블이 매우 짧은 게 특징이다. 키 트래블이 짧다는 것은, 잦게 키보드 맨 하단부를 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충격은 고대로 손에 전달되기에, 피로도가 매우 쉽게 쌓이는 구조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눌리는 깊이가 낮기에 먼지가 끼이면 먹통이 되는 것도, 간헐적인 오인식이 발생하는 것도 메커니즘 자체의 오류라고 볼 수 있다. 키감은 생각보다 피드백이 확실했고, 개인적으로 큰 이슈는 없었지만,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키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2019년 맥북은 출시부터 바로 무료 교체 대상에 포함되는 등, 천하의 애플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그만큼 개판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터치바 우측 Touch ID 센서

디자인으로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터치바도, 볼륨을 조절하거나, TouchID를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쓸 일이 없다. 오히려 기존 키보드 레이아웃을 누르고 싶을 때나, F1~F12를 누르고 싶다면 특정 키를 눌러야 하니, 한 단계가 추가되는 셈이다. 미래지향적인 건 알겠지만, 잘못된 방향이다.


키보드와 터치바에서 실망감을 느꼈고, 화면에서 기쁨을 느꼈다면, 맥북 프로의 트랙패드는 여타 기기와는 비교가 안 되는 정교함을 맛봤다. "좋다", 혹은 "뛰어나다"가 아닌, "차원이 다르다"라는 말을 써도 될 정도의 차이였고, 앞으로 Windows가 뼈를 갂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맥북의 트랙패드는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Windows Precision driver'를 통하여 꽤나 큰 개선이 있었지만, 애플의 3D Touch 기술을 이용한 전 영역 클릭 메커니즘과, macOS의 깊은 제스처 컨트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주 동안 테스트 목적으로 트랙패드만 사용했었는데, 마우스를 다시 사용하는 게 어색할 정도였으니, 여러 가지로 설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2019년형 맥북 프로 13인치는 근 4년간 봐왔던 맥북과 크게 다른 제품이 아니다. 그래서 작년 그리고 재작년 혹은 2016년 초기 맥북 프로의 장점도, 그리고 단점도 그대로 답습한 제품이다. 4년 동안 스펙적인 변화는 있었겠지만, 외관적으로 변한 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내부적인 변경사항으로 문제점이 악화되고 있다.


13인치의 맥북은 비록 4년이 됐더라도 그 어떠한 노트북보다 아름다운 제품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미려하고 심플한 디자인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 소비자를 끌리게 하는지 애플은 잘 알고 있다. 일관성 있는 OS와 그걸 지탱하는 올바른 하드웨어를 원한다면, 그리고 맥북 프로가 이전부터 제시했던 애플만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면 '맥북 프로'는 언제나 기대 이상의 제품이 될 것이다. 다만, 본인이 구매하는 '맥북 프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다면, (특히 가격이) 후회스러운 제품이 될 수밖에 없다.



'2019년형 맥북 프로 13인치 리뷰 (2편) - macOS & 소프트웨어 사용후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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