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로시에게

by 백승권

너는 내가 없을 때 나를 찾아

너는 내가 있을 때 나를 불러

너는 내가 있으면 나와 이야기해

끊임없이 말을 멈추지 않아

책을 같이 보는 것을 좋아해

우리는 언젠가부터 서로의 유머감각이

거의 일치하다는 것을 깨달았지

같이 만화를 보고 포켓몬, 닌자고, 티니핑을

가지고 놀면서 서로 맞춰주는 줄 알았는데

그 정도가 아니었어. 우린 진짜였던 거야

우리 안에는 서로를 웃길 수 있는 코어가

완전히 똑같다고. 그러니까 넌 내가

두 글자만 이야기해도 천장이 흔들릴 정도로

웃으면서 쓰러지지. 턱이 아플 정도로

배가 땡길 정도로 눈주름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온몸을 들썩거리면서 웃더라

너가 웃으면 한밤도 대낮처럼 밝아지는 거 알아?

대낮에 그러면 주변 모든 사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 밝아지는 것도? 난 사람에게 무슨 광채가 있어...

라고 의심하는 사람이었는데 너의 웃는 얼굴을

보며 알게 되었어. 나에게 두 개의 태양이 있다면

하나는 너의 웃는 얼굴 뒤에 있다는 걸

사진에 담기는 타이밍을 염두에 둘리 없으니

대부분은 찰나로 지나가곤 하지만 너가 웃을 때

정말 주변 모든 게 밝아져. 내 눈과 마음 깊은 곳까지

빛이 도달해서 완전히 밝히고 있어

너는 그런 웃음을 나와 대화하는

모든 순간 보여주더라

도로시. 너가 나의 웃음 너가 나의 태양이야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 이유로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웃을 수 있는지

그리고 너가 웃을 때 세상이

얼마나 밝아지는지 한 번쯤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 사진과 다를 테니까

너를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눈물겨워

너와 음식을 나눠 먹고 손을 잡고 걷고

너가 나를 의지한다는 것을 느낄 때

너가 나를 소리 내어 부를 때

너가 나에게 뭔가를 부탁하려고 할 때

솔직히 너가 나를 가끔 과격하게 때릴 때는

진짜 아파서 당황스럽고 속상하기도 한데

나도 제발 그러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그래도 우린 다시 서로에게

포옹하고 속삭이며 사과하고 다시 같은 이유로

크하하하 푸하하하학 이러면서 웃고 떠들잖아

그리고 너와 함께 있어 밝았던 세상이 더 밝아지지.

우리가 얼마나 웃긴 사이인지

너가 얼마나 밝은 웃음을 지니고 있는지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사랑해

사랑해 우리 딸 우리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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