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사진

희한했던 일

by 백승권

오늘 가장 희한했던 일은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과
닭갈비 6인분을 먹은 것도,
집안 산소에서 잡초를 뽑고
무덤 앞에서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었다.
10년 전 이맘때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의 장례식 3일을 담은
수북한 필름 사진을 본 일이었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천막을 치고 상을 폈다.
동네분들을 모시고
손자 손녀들은 밥과 국을 날랐다.
아들과 딸들은 퉁퉁 부은 눈으로
염을 지켜봤다.
오열과 슬픔, 허망과 침통으로
날과 밤을 지새우던,
이승에서의 마지막 이별들이었다.
기록으로써, 사진들은 찬란했다.

그 많은 자손들이 한 사람의 죽음을
막지 못해 저 거대한 슬픔을 한정된
시간 동안 받아들이고 사회화된 의식을
이행하고 있었다니, 한편으론 신기했다.
나는 그때 토해내듯 울었다.
고개를 숙인 안경의 렌즈 안쪽으로
떨어진 눈물이 그득 고였었다.

남겨진 할머니 어깨에 입을 파묻고
쏟아져 나오는 굉음을 틀어막았다.
나도 그날 그렇게 터질 줄 몰랐다.
손자들 중 가장 먼저 도착해 식어가는
이미 식어버린 그의 손등을 만지기도 했었다.

시신 앞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배운 적 없어 생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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