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그린 그래스 감독. 플라이트 93
2001년 9월 11일 미국
납치된 4대의 민항기 중
2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고
1대는 국방부 펜타곤에 추락한다.
5,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폴 그린 그래스 감독의
플라이트 93은 남은 1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남은 1대였던 유나이티드 93편.
2명의 조종사를 죽이고 조종실을 장악한 테러범들의
최종 목적지는 백악관이었다.
그리고 유나이티드 93은 다른 곳에 추락한다.
비행기 탑승객 전원 사망.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미 영공에 동시에 떠있던 항공기는 4,200대.
미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테러 방식에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
공중 납치된 민항기 유나이티드 93을 겨우 찾아냈지만
접근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었다.
모든 교신은 단절되었다.
의도였고 목표였으며 최후 지점까지 충돌만이 남아있었다.
영화는 상상한다.
당일 유일하게 목적에 실패했던 그 비행기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살을 시도하는 종교적 광신자들 무리와
무작위로 선택된 무고한 사람들이
휘발유를 원료로 날아다니는 기계를 제어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이미지"를 그려 넣는다.
비행기 이륙 전의 기대와 설렘, 평온하고 따스한 인사들을 나열하고
극도의 긴장상태를 보이는 광신도 테러범들과 대조한다.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불길에 휩싸여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유나이티드 93 탑승객들은 한참이 지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가족들과의 통화를 통해 하나둘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직감하게 된다.
이미 행동을 시작한 테러범들이 비행기를 장악한 이후였다.
탑승객 각각의 눈물과 흐느낌의 마지막 통화 이후
영화는 상황에 맞서고 최악의 추가 피해를 저지하기 위해
승객들이 뜻을 모아 결집하고 공동의 목표로
테러범들과 사투를 벌였다고 표현한다.
무기를 모으고 타이밍을 노리고 단숨에 달려가 제압하는 그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육지에 남은 자들을
어쩌면 가족, 친구, 지인들을 지키기 위한 저항을
급격하게 하강하는 비행기 내부와 좁은 통로를 돌파하는 모습들과
뒤엉키고 뒤엉켜 애초 계획되었던 최악의 죽음을 막는 장면까지
초근접 촬영을 통해 처절하고도 극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실제 공중납치 상황에 처해져 죽음을 앞두지 않았다면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거대한 규모의 비극과 막대한 피해에 숨겨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비화를
테러의 목표 달성과는 다른 죽음을 선택해
수많은 생명과 가족을 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숙련된 배우의 세련된 극화가 아닌
당시 상황의 실제 주인공이거나 일반인들을 통해 재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