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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완 Apr 24. 2018

콘텐츠를 판매하는 문화공간

카페? 서점? 편집샵? 복합이란 개념을 넘어선 문화공간 3곳을 소개해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유독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릴 만한 날들도 많고, 함께 모임을 가질 일이 많은 가정의 달 '5월', 여름이 오기 직전 가장 외출하기 좋을 날씨에 어떤 세대라도 함께 방문해보면 좋을 문화공간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3곳의 공간들은 모든 세대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 '책과 커피'가 있는 곳입니다. 특정한 형태로 부를 수 없는 재밌는 공간인데요. 카페도 아니고, 서점도 아니고, 편집샵도 아니지만 앞서 말한 공간의 특징들은 조금씩 다 갖춘 공간들입니다. 아직까지도 이런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 ‘복합공간’이란 표현을 쓰는데요. 


이 글을 읽고 나서부터는 함께 ‘문화공간’이라 정의하고, 해당 공간의 성격은 ‘서점, 카페, 편집샵 등’ 운영자가 불리고자 하는 걸로 불러보면 어떨까요?


*지난 글에서는 공간 사진이 너무 적었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이번에는 충분히 업로드했습니다.




1. 


예전 같지 않다는 압구정에 숨어있는 멋진 편집샵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요즘 많이 듣습니다. 실제로 제가 20대 초반일 때만 해도 압구정 로데오거리 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있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은 명성으로 사실 많은 20대가 찾는 곳에서 조금은 멀어진 동네로 되었죠. 하지만 지금도 변치 않게 비싼 임대료는 압구정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압구정이라고 하면 떠올려지는 '고급스러운, 패션, 연예인, 클럽, 한양아파트' 키워드 외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핫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계신 도산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샵 '퀸마마마켓' 인데요. 이곳은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한 윤한희 대표가 기획부터 완공까지 4년을 준비한 멋진 복합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Good Life, Better Living’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정신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으로 공간을 기획했다는 윤한희 대표가 꾸민 공간을 함께 구경해봐요. 



4층이지만, 5층 같은 퀸마마마켓의 구조. 1층,M층은 퀸마마마켓에서 셀력한 크리에이터들의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공간을 큐레이션 하는 직원 분들이 수시로 공간을 관리하면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노출 콘크리트로 콘셉을 잡고 중간중간 검은색 철제 구조로 세련된 느낌을 주도록 설계가 된 퀸마마마켓을 채운 크리에이터들의 제품들은 이 공간과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퀸마마마켓'에서 발견한 공간기획의 인사이트


- 압구정 도산공원 앞에 위치한 퀸마마마켓은 제가 유난히도 좋아하는 3가지 단어로 공간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크리에이터+커뮤니티+플랫폼"은 퀸마마마켓 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게 잘 기획된 공간이었어요. 1층 공간에서 전체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오픈형 공간으로 꾸민 공간 덕분에 전체적으로 시원함과 1층의 제품들을 답답하지 않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 공간의 기획도 중요하지만 운영의 요소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운영팀. 관리자가 수시로 공간을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면서 관리하는 것은 소비자로부터 이 공간을 계속 방문하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 퀸마마마켓 3층에 있는 서점 '파크 PARRK'는 재밌는 슬로건이 눈에 띄는 공간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서점' 누군가의 특정 타겟을 정하고, 그 타겟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잘 정리한 슬로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곳에 찾아오는 수많은 어른들(서점을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SNS로 전하는 홍보로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럴이 되었습니다. 퀸마마마켓은 서점 파크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죠. 4층 공간을 층별로 다른 목적으로 꾸며놓긴 했지만, 결국 사람을 모으는 큰 힘은 콘텐츠 큐레이션 공간에서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 있어야 한다는 기획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서점과 더불어 사람들로 하여금 이 곳을 편하게 찾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카페'입니다. 연희동에서 이미 유명한 로스터스 카페인 메뉴팩트와 협업을 통해 공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도 멋진 기획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콘텐츠 파워가 있는 팀과의 파트너십으로 믿고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죠.


가족들이랑 도선공원 산책겸, 커피 한잔하기도 하면서 책을 읽고 싶을 때 함께 방문해볼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실제로 방문했을때,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따님과 아버지가 함께 이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젊은 세대만 방문하는 복잡하고 사진찍기 좋은 카페가 아니라 더 좋은 공간입니다.


공간정보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50

- 운영시간 : 매일 10:30 - 20:00 / 일요일 12:00 - 20:00 (월요일 휴무)

- 교통시설 : 3호선 압구정역,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 공간크기 : 4층 규모의 넓은 공간 (4층 카페 공간 넉넉한 자리)

- 주변특징 : 현대카드 회원이라면 바로 앞 쿠킹라이브러리 이용 가능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인스타그램

- 참고자료

1)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6/71423




2.


참새는 없지만, 사람이 가득한 식음료 기반 동네 커뮤니티 공간


연남방앗간은 도시의 OS를 만들어가는 어반플레이 팀에서 만든 식음료 기반 동네 커뮤니티 공간입니다.(네이버 정보 참고) "과거 동네 방앗간, 목욕탕, 세탁소, 미용실이 동네 커뮤니티 활성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것처럼 연남방앗간은 동네 주민들과 연남동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 공간을 지향합니다."


기존 홍대 상권과 인접하고 동네가 평지로만 이루어져 걷기 좋은 동네인 '연남동'은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핫플레이스로 되었는데요. 연남동에는 방앗간이 남아있지 않은 서울 유일의 동네라고 합니다. 어반플레이가 만든 연남방앗간은 공간 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전시를 통해 지역 재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합니다. 아는동네 등으로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아카이빙 하던 어반플레이가 만들어가는 오프라인 콘텐츠 아카이빙이 공간이라 그런지 많은 팬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공간입니다. 


이곳에 가야지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 '참기름라떼'와 '참기름 아이스크림'이 있는데요. 어반플레이가 연남방앗간을 통해 새롭게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지역 공간을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공간의 2층에선 누군가의 작업실 등 재밌는 공간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연남방앗간'에서 발견한 공간기획의 인사이트


- 연남방앗간의 공간 디자인 특색은 '레트로' 콘셉트입니다. 실제로 공간 내 나무 가구들 대부분이 공사 이전부터 있었던 가구들이라고 합니다. 레트로한 느낌과 멋진 샹들리에 조합은 이 공간만의 포토존을 탄생시켰습니다. 


- 콘텐츠 아카이빙 회사답게 각 지역, 각 크리에이터가 작업한 제품 및 콘텐츠들을 공간에 전시하고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게 한 점이 재밌습니다. 공간 운영자의 기획력과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실제로 연남방앗간에서 만나는 잔과 그릇은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한 그릇에 담아 식음료를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작가에겐 테스트와 전시를 이용자에겐 사용경험을 다이렉트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 어반플레이에는 참기름을 사랑하는 콘텐츠 디렉터가 있습니다. 이 분이 직접 수집한 전국의 참기름 병부터 직접 제작하는 참기름까지 맛볼 수 있어요. 또한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는 어반비즈가 만드는 100% 도시꿀을 맛볼 수도 있어요. 재밌는 콘텐츠를 오프라인에 잘 큐레이션 해놓아 파트너팀끼리 상생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집 주변에서 자주 보였던 방앗간은 식료품의 공장화 및 도시가 발전하면서 점점 사라졌는데요. 예전과 동일한 방앗간은 아니지만 현재의 도시와 어울리면서 또는 어렸을 적 우리 기억 속 방앗간의 기능을 일부 하는 연남방앗간을 부모님 또는 연인과 함께 방문해서 '나의 방앗간'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지금 이미 유명해져서 주말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하지만 그래도 참기름 전시공간과 오래된 주택은 누군가의 추억을 되새겨줍니다.


공간정보

-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9길 34

- 운영시간 : 평일 12:00 - 21:00 / 주말 12:00 - 22:00 (매주 월요일 휴무)

- 교통시설 :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직진

- 공간크기 : 지하 1층, 지상 2층 주택 건물

- 주변특징 : 연트럴파크 메인 거리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인스타그램




3.


'책 읽어주는 문화공간'


성북동 문화공간 부쿠(BUKU)는 일본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충분히 만나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공간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츠타야를 만든 장본인이자 베스트셀러 '지적자본론'을 쓴 마스다 무네아키 회장이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지적 콘텐츠를 제안하고, 콘텐츠의 흐름으로 판매까지 이끌어 내는 점에서 보면 부쿠는 참 잘하는 공간입니다. 


출판사 백도씨의 대표와 '책 읽어주는 남자'가 공동 대표로 운영하는 이곳은 성북동 북카페 큐레이터서점이라고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책과 관련된 콘텐츠로 이미 기획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공간이라 연남방앗간과 비슷하게 오픈 초기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공간입니다. 성북동 주민뿐만 아니라 성북동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 공간운영자들의 모든 손길이 닿은 북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부쿠’를 함께 만들어 가는 바리스타, 파티시에, 북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책에 대한 코너, 공동 대표 ‘책 읽어주는 남자’가 추천하는 도서 등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제안하고 있는데요.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날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도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독립책방 주인 분들이 책을 소개하듯이 책 중간중간 인상적인 페이지와 구절, 추천하는 이유 등이 손글씨로 표현되어 있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유명한 프랑스 요리학교 르꼬르동블루에서 공부한 파티시에가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스콘은 꼭 드셔 보세요. 저는 팀원 분들과 3가지 맛 모두 맛봤습니다...^^!



'부쿠(BUKU)'에서 발견한 공간기획의 인사이트


- 온라인에서 콘텐츠 파워가 있는 공동 대표의 기획력이 잘 반영된 오프라인 공간. 나의 '취향'이라는 것을 남에게 공개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까지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요. 문화상점 부쿠는 운영하는 사람들(북큐레이터, 바리스타, 파티시에)의 취향과 추천하는 책들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공간을 운영해나가는 사람들이 이 공간을 얼마나 애정을 갖고 공간 내 곳곳을 꾸미고 사람들을 맞이하는지 느껴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입니다.



- 책이라는 콘텐츠와 다른 굿즈 같은 콘텐츠를 어떻게 연결해서 판매하는지, 공간은 어떻게 조닝이 되어있는지 둘러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개인적으로 책과 맥주를 엮은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보통 맥주와 책을 서재 같은 곳에 큐레이션 해놓는데, 이곳에선 냉장고 안에 책을 넣어둔 것이 재밌었습니다.



부쿠의 북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책의 분야는 어느 특정 세대를 타겟으로 추천하고 있거나 유행에 따라, 베스트셀러만 추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누구나'와 함께 가기 좋은 공간인데요. 친구들과,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으나 오랜만에 가족들과 맛있는 빵과 커피를 즐기며 책도 읽고, 성북동 산책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가정의 달, 5월이니까요.^^


공간정보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67, 주차 가능 

- 운영시간 : 월요일 – 일요일 (A.M 10:30 ~ P.M 9:00) 

- 교통시설 : 주차공간 있으나 주말 또는 바쁜 시간에는 부족할 것 같음. 4호선 한성대 입구역 6번 출구에서 버스 1111 or 2112 타고 서울 다원학교(회차지점)에서 하차

- 주변특징 : 길상사, 수연산방으로 시작해서 이곳까지 오면 성북동 여행은 끝

- 홈페이지(사이트, 블로그, SNS 등)

1) 인스타그램

2) 책 읽어주는 남자




여러분은 앞서 소개한 3곳에서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공통점을 발견하셨다면 어떤 것을 생각하셨나요? 


저는 전체 손님을 위한 것이 아닌 이제는 특정 타겟을 위해 공간이 기획하고, 그러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 채운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또한 3곳 모두 카페를 활용해서 누구나 쉽게 공간에 방문하게 만들었고, 공간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위에서 소개한 문화공간 3곳 중 2곳에서는 고급스러운 샹들리에가 인테리어로 있었습니다(연남방앗간과 부쿠). 샹들리에 하나가 공간에 굉장한 멋을 전해주는 것이란 걸 이번 글을 작성하면 제대로 느꼈습니다. 어느 호텔이나 전시장에서 샹들리에를 만나면 원래 있었어야 하는 소품이겠거니 하고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요. 이렇게 서울 시내에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샹들리에는 디자인과 가격을 다 떠나서 공간을 즐기는 나의 시간을 더욱더 럭셔리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문화공간이라 소개한 3곳에 방문해서 원래 나누고자 한 이야기와 함께 콘텐츠 속 이야기를 덧붙여보면 어떨까요. 모두 즐겁고 행복한 5월의 날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공간노트는 공간에서 찾는 일상의 트렌드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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