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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담한 편지 Aug 11. 2024

7월의 이야기

키보드 보는 취미에 한창 빠져있던 때 쓴 편지다. 불교 박람회는 오늘 다녀왔고, 영어스터디는 여전히 나에게 큰 에너지를 준다.


아래는  <아담한 편지> 일곱 번째 편지의 전문이다.


<아담한 편지> 일곱 번째 편지입니다.      

7월이 다 갔습니다.


슬픈 날이 며칠, 불쾌한 날이 며칠, 경쾌한 날이 며칠, 들뜨는 날이 며칠 있었습니다.

불쾌한 날은 왜 그런지 돈이 쓰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돈 아끼겠다고 점심은 도시락을 먹고선, 사치하는 재미라도 있어야겠다며 팀원들에게 억지로 식후 커피를 쏘고, 퇴근하고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들뜨는 날에는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찾아봅니다. 어떤 액운이 나를 찾아와도 물리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고서요. 전 왜 이렇게 일희일비하는 사람일까요? 삶에도 레퍼런스가 있으면 살기가 조금은 더 수월해질텐데요.     


이번 달은 정말 빼곡하게 일했습니다.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야근을 견디게 해줄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요즘 한창 유튜브로 ‘기계식 키보드’보는 재미에 빠져있었는데요, 저도 사무실에 키보드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당근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기분이 더 좋습니다. 타건감이 매력적이고 컬러가 영롱한 광축 키보드입니다. 출근이 힘드신 직장인 분들 기계식 키보드 하나 마련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요즘 키보드가 치고 싶어서 출근도 빨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생활이 이렇다 보니 일 이외에, 내가 말하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들이 줄어들까 봐 걱정도 됩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바쁜 기간이 지나면 회사 외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독서 모임도 열심히 할 예정이고, 8월에 하는 불교 박람회와 문화예술기획 강연, 모임도 신청해두었습니다. 일러스트 작가 키크니의 전시에도 갈 거고요.     


한 달 전부터는 일요일에 하는 영어 스터디 모임을 시작했는데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갈 때마다 매번 모임에 반해서 돌아옵니다.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적인 부분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모임에 잘 든 것 같아요. 주중에 지쳤다가도 스터디에 가면, 모임원들에게서 긍정적인 기운을 얻어 돌아옵니다. 저도 그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편지를 시작하고 저는 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덕분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3명이었던 아담한 편지의 구독자 수가 지금은 98명이 됐습니다. 곧 100명이 되면 소소한 이벤트도 준비해볼게요. 감사합니다.     

2024. 07. 29. 월요일, 아담한 편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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