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자 박경진 Mar 07. 2017

공모전의 계절이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바람의 색깔이 달라진 기분이 듭니다.  
네, 우리에게 봄이 오고 있습니다. ^^
이렇게 봄이 오기 시작하면 정부 지원 사업을 비롯한 공모전 소식들이 하나, 둘 들려오기 시작하는데요, 
저도 어제 한 기관의 공모전 참여 준비에 함께 했습니다. 저는 지난 나날 수없이 많은 제안서 작업을 하면서 "뭐 이렇게 쓰라고 하는 게 많을까" 싶었던 적도 많았는데^^ 요즘은 조금 간소화된 느낌도 받게 됩니다.  

최근 공모전의 트렌드는 1차 서류를 간소하게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처음부터 정해진 틀을 요구하는 경우들도 여전히 많이 있지만, 행정절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1차 심사 과정을 조금 더 간소하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최근 진행한 공모전 제안서는 프로세스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차 요약본 심사 -> 실사 또는 면접-> 발표 -> 2차 세부 제안서 제출 -> 사업시행


이렇게 되면 1차 심사 준비는 조금 간소화될 수 있지만, 쉽게 생각했다가는 면접까지 가기 전에 어필 한 번 못해보고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수적인 백그라운드나 데이터를 이런 짧은 제안서에 어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1차적으로는 사업내용만으로 거르겠다는 얘기인데요, 이런 간단한 제안서는 사업의 핵심이 무조건 눈에 띄어야 합니다. 또한 대부분 1차 심사가 끝나고 잘 되었을 경우,  2차 제출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1차를 쓸 때부터 2차 서류를 염두에 두면서 1차를 작성해야 합니다. 

혹시, "아직 통과한 것도 아니니까 1차 통과하면 하지 뭐" 생각을 하고 계시려나요? 만일 그렇다면 2차까지 가보지도 못할 가능성이 오히려 더 커집니다. 스스로 그 정도 믿음이나 자신감도 없이 제출하는 제안서를 누가 볼까요? 그런 마음은 심사위원 눈에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안서를 제출할 때는 당연히 되기 위해서 제출하는 것이고, 최종적인 공모전 합격은 복합적인 요인들의 결합으로 승부가 엇갈리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된다는 것을 전제하고 준비를 빡세게(!) 해야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항상 진리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에너지는 역으로 정말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공모전에서 예상외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제가 준비했던 한 기관의 제안서 양식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언뜻 보면 매우 심플해 보입니다. 일반적인 제안서의 요약본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적, 필요성, 성과목표, 선정 방법, 유사 경험 및 차별점.... 등 없는 게 없으니^^ 이 작은 종이에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난감하기도 합니다. ㅎㅎ
 
위에서부터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사업명인데요, 사업명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혹시 누군가가 이 페이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사업명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업명만 읽어도 딱 무슨 사업인지 알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저는 가급적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쓰도록 권하는 편입니디만 간혹 복합어나 영문을 섞어 쓰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그렇게 할 경우에는 가급적 부제를 달아서 그 복합어나 영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적어주어야 합니다. 사업명은 최대한 힘을 빼고 진짜 진실을 담는 것이 좋습니다. ㅎㅎ
  
두 번째, 사업내용입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수치를 적으라고 별도로 기재되어 있는 것이 보이실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시한 내용을 하나도 빼먹어서는 안 됩니다. 사업 대상의 수치는 예를 들어 00 지역에 사는 12세 미만 어린이 500명이면 500명, 1,000명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 데이터는 어떻게 나올까요? 바로 사업 계획의 구체성에서 나옵니다. 그것은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요함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사업목적 및 필요성입니다.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사업은 비영리단체의 제안 사업 공모입니다. 그렇다면 사업 목적 및 필요성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까요? 사업을 진행하고자 내용이나 지역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그것을 본 기관이 왜 진행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또한 사업을 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지역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가 있어야 작성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가장 마음을 울려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 

네 번째, 성과목표입니다. 요즘은 비영리 영리를 막론하고 성과목표를 중요시합니다. 비용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수치화가 쉽지는 않죠. 특히 비영리 분야가 사업의 특성상 이 부분을 표현하기가 좀 더 어렵기도 합니다. 성과목표는 수치로 검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50가구의 소득이 5% 증가했다던가 하는 것 말이죠.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적가치평가모델(SROI : Social Return on Investment)과 같은 개념들이 생겨나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회적 편익을 얼마나 증대시켰느냐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해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치로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해당 기관이 전문성을 가진 부분에 대한 질적 기여 부분을 잘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째, 선정 방법입니다. 특정 대상을 수혜자로 했다면 어떻게 선발할 것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입니다. 이것의 핵심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아닌가 합니다. 절차와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할 것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사 경험 및 차별성입니다. 이 부분은 기관의 역사나 경험, 실적 등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사업 군들이 공모에 지원했을 경우에 최종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심시기관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과거 경험들을 토대로 사업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기관의 경험이 많지 않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표자나 참여자의 개인적인 사업 경험이라도 사업 내용에 잘 녹여내면 그 또한 플러스가 될 수 있습니다. 경력 자체가 전무한 상태일 경우에는 타기관과의 컨소시엄 등을 통해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이상으로, 한 장으로 구성된 제안서 내용을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한 장도 막상 작성하려니 절대 쉽지가 않습니다.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없이 제안서를 쓰다 보니 결국은 사업의 내용이 핵심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좋은 사업내용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표현하지 못해서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부디 이 글이 도움이 되시길 빌며, 
봄날, 건승하시길 빕니다.


by Angela's Plan                 

매거진의 이전글 생생한 사업계획서를 위한 3가지 요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