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배워야겠다
늘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에 하나하나를 정성껏 먹는다. 곰국에는 국물보다 고기가 더 많고, 전복죽에는 온통 전북이 가득하다.
엄마가 차려주는 이 밥상이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꼭꼭 씹어 먹는다. 배가 불러도 남김없이 먹는다.
친구가 명절 안부로 제사상에 올리는 나물 반찬 5가지를 사진으로 보내줬다. 아마도 자기가 했나 보다. 그 사진을 보며 나도 요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역국이라도 된장찌개라도 끓일 줄 아는 내가 되어 다음에 집에 와서는 내가 엄마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 객지 생활을 한지가 10년이 훨 더 넘었지만 한 번도 내가 뭔가를 해 본 적은 없다. 뭘 해보려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대부분 밖에서 먹는다. 패스트푸드를 먹고, 빵으로 때우고, 식당에서 먹고 싶은 걸 먹는다. 고작 내가 집에서 하는 요리는 라면이 전부다. (라면)에 (김)이면 나는 족했기에 뭘 해보려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젠 내가 된장찌개를 끓여보고 싶고, 계란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울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 번도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음에 대구에 오면 그땐 내가 갓 지은 밥과 반찬으로 엄마에게 동생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 요리를 배우려 한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