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 ③ – 마음이 움직인 날

말 한마디가 멀어지게도, 가까워지게도 한다

by 빡작가



나도 모르게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상처였다.

또 어떤 날은, 들은 한마디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마음이 움직인 그 순간들, 그 간격 속의 한 끗을 돌아본다.



마음이 움직인 날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말해봤다. 그날, 나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떤 말을 던졌다. 농담인지, 지적인지, 나도 모르게 섞여 있었던 말. 그런데 그 사람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아, 그 말이 아니었는데. 나는 얼른 덧붙였다.

“그런 뜻은 아니었어. 너를 무시하려는 건 아니었지.”

하지만 이미 늦었다. 말은 한 번 튕겨 나가면, 돌이킬 수 없다는 걸 그때 또 배웠다.

‘그 뜻이 아니었어’라는 말은, 실은 핑계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말을 하기 전에 딱 한 끗만 더 신중했더라면.

어느 날은, 누군가의 말에 내가 상처를 받았다. 사소한 말이었지만, 그 말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가슴이 쓰리고, 하루 종일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 ‘왜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 처음엔 그 사람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분 나빴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그 사람의 말투를 고쳐주면 덜 아플까

그러다가,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말했다.

“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그냥 피하는 게 낫지 않아? 네 정신 건강이 더 중요하잖아.”

그 말이 마음을 건드렸다. 굳이 끝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거리를 두는 것, 때로는 외면하는 것도 마음을 지키는 한 끗 차이일 수 있다.

나는 그날, 관계를 정리했다. 큰 싸움도 없었고, 큰 변화도 없었다. 다만, 조금씩 멀어지는 걸 허락했을 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말을 줄이고, 거리를 두는 것. 그건 도망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는 방식이다.

한 끗 차이. 한마디 말, 한 번의 침묵, 한 걸음 물러서는 거리. 그 작은 차이들이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지키거나 놓게 만든다. 그날, 내 마음은 그렇게 움직였다. 그건 아주 작고 조용한 움직임이었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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