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랑이 삶을 살리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
어떤 엄마는 딸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어떤 엄마는 자신의 분노를 아들을 통해 터뜨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리는 선택들. 그 끝에서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사랑의 방식
TV를 보다가 마음이 털썩 주저앉는 장면을 마주쳤다. 딸을 위해 학교폭력 재판에 열 번이나 증인으로 선 어머니가 있었다. 한편에는, 아들의 분노를 부추기다 결국 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든 어머니도 있었다. 둘 다 엄마였다. 자식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그 마음이 움직인 방향은 너무나 달랐다.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 엄마로서의 나는 어땠을까. 아이를 진심으로 지킨 적도 있었지만, 감정에 휩쓸려 오히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어떤 날은 아이가 울면서 돌아왔다. 무시당했다고, 억울하다고, 차별받았다고. 그 순간, 나도 같이 분노했다. 하지만 그날은 한 박자 늦췄다. 입을 다물고, 아이의 말 뒤에 숨은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았다. 그 잠깐의 멈춤, 그 한 끗의 절제가 아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지인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아들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그 어머니는 처음엔 충격을 받았지만, 점점 말투가 달라졌다.
“네가 당한 만큼은 갚아줘야지.” 분노의 방향을 아들에게 실었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자기감정의 대리전이었다.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아들의 폭력은 멈추지 못했고, 결국 사람을 다치게 했다. 그날 이후, 아이는 전혀 다른 인생을 걷게 되었다. 사랑이 왜, 때로 아이를 해치게 되는 걸까.
결국, 사랑에도 방향이 있다. 올바른 방향은 언제나 감정보다 분별에서 시작된다. 그건 멀리서 지켜보는 것도, 무조건 나서는 것도 아니다. 진실을 마주하게 하고, 그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서게 도와주는 것.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올바른 방향의 사랑을 하고 있는가?”
한 끗 차이. 사랑의 방식에도 있다. 그건 너무나 쉽게, 사랑과 집착을 가른다.
지킴과 개입, 신뢰와 방임 사이. 바로 그 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