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하나의 여백 8화
혼자 있어야 들리는 소리

by 빡작가

혼자 있어야 들리는 소리


나는 혼자 있어 본 적이 거의 없다. 어릴 적에는 원가족과 결혼 후에는 시부모와 늘 누군가와 부대끼며 살아왔다.

결혼 후, 오히려 많은 식구들과 함께 살아가며 다른 의미의 ‘혼자 없음’을 경험했다. 잠시도 고요가 없고, 누군가의 발자국, 기침, 부엌에서 나는 소리가 늘 일상의 배경음악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란 사치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의 값어치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 속에선 들리지 않던 내 마음의 작은 목소리가 혼자 있을 때야 비로소 또렷이 들려온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그저 창밖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나를 만난다.

예전엔 혼자는 외로움이라 여겼다. 이제는 혼자가 선물임을 안다. 누구의 시선도, 기대도 없이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쌓여 다시 사람들 속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혼자 있어야 들리는 소리가 있다. 그건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내 안에서 속삭이는, 가장 진실한 나의 소리다.


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