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하나의 여백 7화
놓아야 손에 잡히는 것들

by 빡작가

놓아야 손에 잡히는 것들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책상 위엔 늘 종이가 쌓여 있고, 서랍 속에는 언젠가 쓸 것 같아 모아둔 볼펜, 노트, 쪽지들이 가득하다.

옷장도 마찬가지다. 입지 않는 옷인데도 ‘언젠가 필요할지도 몰라’ 하는 마음 때문에 차마 버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가득 쌓아두고도 정작 필요한 걸 찾으려면 한참을 헤맨다는 것이다. 내 손은 늘 분주하지만 빈손처럼 허전하다.

살아오면서 마음도 그랬다. 놓지 못하는 감정, 정리하지 못한 관계, 붙잡고 있는 미련들…

내 마음은 늘 무거웠다. 비워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텐데, 나는 쌓아두기만 했다.

어느 날, 큰 결심을 하고 집 안을 정리했다. 한동안 쓰지 않은 물건을 내놓고, 책상 위를 비워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머릿속도 한결 가벼워졌다.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놓아야 할 것을 내려놓자 비로소 새로운 관계가 들어왔다. 내려놓아야 손에 잡히는 것, 비워야 채워지는 것.

이 단순한 진리를 이제야 조금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