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언젠가 너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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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굴러다니는 일상품. 적절한 장신구를 어떻게 사용할까.

진주 두 알을,

그것도 균일하지 않은 담수진주를 도톰한 귓불에 이어 붙여야 해.

길 든 것과 날 선 것에 제 몫의 찰흙을 붙여야 해.

그래서 오늘도 너에게 편지를 쓴다.





너와 여행하고 싶어.

부드러운 난류를 따라서

오늘은 갈대의 읍내,

내일은 춤추는 물풀 숲으로

시간은 미끄러지고

사치스러운 눈길은 멈출 수 없을 거야.


포도알이 발 밑에서 으스러지며

달큼한 즙을 뿜어내는 감촉

꿈이 무엇이었는지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 채

작은 새들의 신중함과 명랑함을

우린 나란히 사랑하겠지.


남쪽 바닷가 생각지도 못하던 부둣가에서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온 어부의 물고기에

네 웃음소리는 얼마나 청량하게 미끄러질까.

너는 경계심 없는 아이들에게

아주 천천히 그들의 모국어로 말을 건네고

나는 바닷가 낡은 의자

노을을 바라보는 노인 곁에서

같은 시간을 조용히 앉아 있으리.

결코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이국의 수평이 우리의 지평과 교차하고

도시의 붉은 지평선이 바다가 되었으면 좋겠어.


돌아보니 없네.

담수에 담근 나의 언어가

한알 한알 진주가 되어

언젠가 너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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