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리더(Change Leader) 만들기 프로젝트
일기예보대로 큼직한 함박눈이 탐스럽게 내리는 오후에 류 해결 소장의 사무실로 A사의 조직 개발실 책임자인 나 적극 팀장이 오랜만에 찾아왔다.
“나 팀장님 신수가 훤하십니다. 승진하시고 더 바빠지셨지요?”
“네, 더 바빠졌지만, 일은 재미있습니다. 이게 다 류 소장님 덕분입니다.”
“별말씀을요, 워낙 나 팀장님 능력이 탁월하셔서 인정받으시는 게지요. 그나저나 회의문화는 당초 계획대로 잘 돌아가고 있지요?”
“네, 소장님께서 양성해주신 퍼실리테이터들이 동분서주하면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표님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그럼, 오늘은 어쩐 일로... 그냥 안부 인사차 오신 것 같지는 않고..”
나 팀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께서 해외 경영혁신 콘퍼런스를 다녀오신 후에 저에게 혁신리더(Change Leader) 활동 체제를 구축해서 운영하라고 지시를 하셨습니다. 1단계로 회의문화 혁신이 정착이 되고 있으니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2차로 전사 조직 변화로 확대하라는 것이지요.”
류소장은 2년 전 회의 문화 프로젝트 종합보고와 성과 공유의 장에서 CEO가 사내 퍼실리테이터들을 대상으로 조직문화를 바꾸는 리더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한 이야기를 기억해 냈다. “그때 하신 말씀이 지나가는 얘기가 아니었군요....” 잠시 대화가 중단되고 어색한 분위기가 될 때 쯤해서 누군가 노크를 함과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 왔다. 황 혁신 과장이었다. “소장님, 잘 계셨지요? 길이 미끄러워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팀장님에게 말씀 들으셨지요?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속사포로 말하면서 빈자리에 넙죽 앉았다. 황 과장의 급한 성격은 여전했다. 두 사람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류소장은 사내에 혁신리더가 왜 필요하지에 대해서 주특기인 3분 강의를 시작했다. “많은 조직이 변화관리 또는 혁신을 생각할 때 외부 전문가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혁신에 있어서 훨씬 훌륭한 내부 인재가 있음에도, 우리는 종종 내부 전문가를 간과합니다. 내부 전문가는 외부 전문가보다 내부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 낼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은 변화 실행에 있어서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내부 전문가 없이는 CEO의 혁신 의지를 조직 안에 심어 놓을 수 없습니다. 조직에 있는 우리 모두를 내부 전문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중에서 조직 별로 중간관리자를 혁신리더로 선발하여 체계적으로 육성하여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황 과장은 류소장에게 본인이 만들어온 혁신리더 운영 기획안을 보여주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대표님께서 하도 급하게 지시하셔서 타사 사례를 바탕으로 기획안을 기초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아닙니다. 큰 틀에서 보면 각 조직에서 하고 있는 혁신리더 운영은 유사합니다. 그 조직의 혁신 철학이 얼마나 녹아들어 있느냐가 중요하지요. 좋습니다. 제가 검토해보지요.”
“대표님께 보고하는 경영회의 자리에는 류 소장님도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보고 드렸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두 사람은 창밖으로 계속 내리고 있는 함박눈을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인사를 나눈 뒤 회사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혁신리더 활동이라...” 류소장은 2년 전 실시했던 회의 문화 개선 프로젝트의 주요 장면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성공적인 안착이 될 것임을 속으로 다짐했다.
류소장은 이번 혁신리더(Change Leader)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사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조직마다 변화와 혁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 지금까지의 비효율성과 같은 문제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각자가 속한 조직의 체질을 바꿔보려는 노력, 즉, 조직 변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회사에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구성원들은 그러한 활동이 단기간의 이벤트성으로 끝날 것으로 인식하는데 에 있다. 결국 많은 변화의 노력은 실패하거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진의 위기위식과 고민이 구성원들에게까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이 클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인식의 갭(Gap:간격)이 크다는 것이다. 경영진의 고민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인식의 갭을 줄여주는 역할을 중간관리자가 혁신리더가 되어서 해야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간 관리자의 혁신리더화(化)하는 것이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에너지원(源)이자 조직 혁신의 불씨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혁신리더는 경영진과 구성원들 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회사의 혁신 방향 및 기업 가치를 전파하고, 이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한, 제안 사항을 경영진에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현장의 변화를 위한 실행과제를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역할이다.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는 ‘조직 변화를 꿈꾼다면 혁신을 전파할 지렛대부터 찾아라. 톱다운(Top down)식의 변화로는 공감을 얻을 수 없고, 아래로부터의 변화는 추진력이 약하기 때문에 중간의 지렛대 역할이 중요하다 ‘ 고 강조했다. 조직 변화를 위해서는 첫 단추를 채울 변화 추진자 즉, 혁신리더를 활용해야 변화 경영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리더의 역할은 무엇보다 혁신리더 스스로가 변화관리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변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여 임직원들로 하여금 열정적으로 변화과정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우선, 회사가 왜 혁신리더가 필요한지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혁신리더에 대한 철학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다른 회사가 하기 때문에 따라서 하는 일과성 이벤트가 아니라 체계적이면서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조직이 학습해 과정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제도나 시스템이 우수해도 조직에서의 수용도가 낮고 구성원의 공감대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면,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되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혁신리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핵심 포인트와 전제 조건을 제시한다.
Check 1. 우리 회사에 혁신리더 활동이 정말
필요한가? --> 필요성 인식
Check 2. 혁신리더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 비전, 목표의 명확화
Check 3. 경영진은 혁신리더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가?
--> 경영진의 지지와 지원
Check 4. 혁신리더 활동의 저항요소 극복 방법과
이해관계자 지지방법은 있는가? -
--> 참여 촉진
Check 5. 혁신리더 활동을 지원할 제도 및
시스템은 구축되어 있는가?
--> 제도 및 시스템 변경
(다음 장에서 '혁신리더 정착의 6가지의 전제 조건'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