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리더(Change Leader) 정착의 6가지 전제 조건
회사마다 다양한 이름의 혁신 활동 체제가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 혁신 이슈가 생길 경우 제도나 체제만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그러나 급하게 제도나 체제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전사적으로 필요성을 공유하여 과제를 발굴하고 우리 조직에 맞는 혁신 활동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기업 CEO는 조찬 세미나에서 글로벌 선진기업의 활동 사례를 듣고 와서 곧바로 활동 체제를 구성하라고 지시해서 실무자들이 당황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만들어진 운영 제도가 있기 때문에 매년 성과 없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우선 혁신리더 활동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사 혁신과제를 총괄하는 혁신 사무국을 상설 조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혁신과제 추진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생존 조건이기 때문이다. 혁신 사무국은 전사 혁신을 관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CEO 직속으로 조직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경영 전략에 부합하는 혁신과제를 발굴하고, 혁신리더들이 혁신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도록 관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회사는 전사 혁신의 로드맵[Road map]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혁신 로드맵이란 전사 혁신 계획이나 혁신 전략 등이 담긴 구상도 또는 청사진을 의미한다.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이러한 혁신의 로드맵을 공유할 때 비로소 혁신의 성과가 극대화되고 추진상의 문제가 최소화될 수 있다. 또한 로드맵은 혁신 과제들이 전사의 비전 및 경영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것을 통해서 관련 이해관계자들은 혁신 과제별 진행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결과를 파악해 나갈 수 있다.
혁신 과제는 반드시 로드맵에 입각해서 도출되어야 한다. 혁신 과제 도출은 기존의 소수 리더나 전문가 집단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혁신 과제 도출 워크숍 등을 활용해서 다양한 내부 구성원의 협력과 아이디어를 통해서 혁신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서 혁신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장을 만들고 공유된 혁신과제 선정을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미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 자원의 많은 부분을 기존 리더나 전문 집단뿐만 아니라 내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획득하는 추세이다 (예: GE의 Work-Out Meeting, 듀폰의 OE: Organizational Effectiveness 등). 실제로 국내에서도 SK그룹 경우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한 사항을 위로 전달하여 결정받은 후, 업무를 추진하는 의사결정 방식인 보텀 업 매니지먼트 (Bottom-up Management:하의 상달식 경영)으로 전환하였다. 이를 통해서 조직성과 향상과 조직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잘 활용하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의 흥망이 교차하고 있는 현실이다.
혁신 로드맵 구축 후에는 혁신리더 풀(Pool)을 구성한다. 혁신리더 풀을 구성할 때 각 부서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핵심인력 중심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혁신 과제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부서의 협업(Co-work)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시장 개척 과제를 진행할 경우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시장 조사 부서뿐만 아니라 고객의 소리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업부서와 고객만족 부서, 내부 전문가의 의견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소와 사장 인력을 참여시킨다.
혁신리더들이 현업을 떠나서 상근(Full-time)으로 혁신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혁신리더들이 현업 업무를 완전히 떠나 혁신 과제 실행에 몰두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기존 업무를 하면서 사업부에 해당하는 혁신업무를 진행하게 하는 과제를 비상근(Part-time)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혁신 사무국은 혁신리더 활동 결과뿐 아니라 실행 과정도 주기별로 평가지표를 통해서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 평가지표 선정은 사무국 주관으로 스폰서 임원과 혁신리더가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 회사의 전략 방향에 일치되면서 관리가 용이하도록 구성돼야 한다. 그리고 혁신리더 활동에 대해서 주기적(예: 월 1회)으로 혁신리더와 담당 임원, 사무국 담당자가 모이는 중간 점검 모임 (Monitoring Meeting)을 갖는다. 이때에는 진척도 또는 평가지표를 가지고 현황 중심으로 점검을 해야 한다.
혁신리더의 자긍심은 혁신 과제 달성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혁신리더에게 자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고 그 일로 인해서 조직 및 개인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믿도록 하는 것이다. 혁신리더가 변화를 위해서 하는 노력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크다. 단순히 혁신리더 활동이 중요하니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전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혁신리더가 열심히 노력을 한다고 해도 경영진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혁신리더 활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혁신리더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열심히 해 봤자 돌아오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혁신리더 활동의 성과와 연계해 인사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거나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혁신리더가 강한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도록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열정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이러한 혁신리더의 열정은 구성원들에게 쉽게 옮겨간다. 이를 위해서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조회 시간 등을 통해 혁신리더의 역할과 활동을 전사적으로 알리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혁신리더 임명장을 수여하고 상징적으로 혁신리더 배지를 달아주는 등 자긍심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사무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다양한 혁신리더 활동 결과를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 시스템으로 구축해 관리하는 것이다. 혁신 과제 선정부터, 혁신리더 조직 구성, 기획 및 실행 과정, 최종 보고까지 혁신리더 활동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 및 성공사례를 관리하고 정리해야 한다.
구축된 혁신리더 활동 사례는 먼저 신규 혁신리더 인력들에게 학습 차원에서 공유해야 하며 나아가 전사적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확산 및 유지를 위해서는 CEO가 직접 참여하는 성과 공유의 장(場)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LG 경우 93년부터 계열사의 성공 혁신 과제를 공유하는 스킬 올림픽(Skill Olympic)이라는 이름의 혁신 축제의 장(場)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혁신활동의 활동의 노고를 격려하고, 각 사의 우수 혁신 사례를 발굴, 공유하도록 하여 그룹 내 혁신의 분위기를 창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효과적인 혁신리더 제도 운영 또는 혁신 활동 방법의 개발에 고심해 왔던 국내 기업의 경영진과 실무자들 뿐만 아니라 새로이 변화관리를 공부하고자 싶어 하는 조직 리더 모두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장부터 본격적인 혁신리더(Change Leader) 육성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