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4 - 오사카를 걷다
21. 22일째 – 오사카를 걷다
1월 30일(수)
어젯밤에 장을 보고 숙소에서 해 먹은 저녁. 600엔.
아침 10시까지 순례 후기를 올리고 나서 아침장을 보려고 하는데,
조식 제공이 10시까지였던 걸 깜빡했다.
고맙게도 후레이크와 우유를 내두셔서 아침을 맛있게 해결하고 숙소를 나선다.
오사카에서 하루 머물며,
우주선이나 잠수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간단계를 거치듯 이곳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생활할 마음과 몸의 준비자세를 갖춘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날,
마음을 담아 선물할 것을 찾아보는 날이다.
먼저 닛뽄바시역에서 오사카성까지 걷는다.
오사카 성 외곽을 돈다.
여기에도 성으로 연결한 다리 중 고쿠라쿠바시가 있다. (고야산 입구 역이름과 같다)
조깅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성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이 지역 주민인 듯하다.
오사카 성을 바로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고등학교도 참 부럽다.
OTEMAE 고교생들의 마라톤 모습도 부럽게 바라본다.
오사카 성을 지나 테니스 샾을 찾아가는 길에
오사카조기타즈메 역 밑으로 괜찮은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1,000엔으로 뷔페식 먹는 곳이 인기인 듯.
그리고 눈에 띄는 꽃집.
특히 1.31 사랑하는 아내의 날에 선물할 꽃을 디스플레이한 꽃바구니가 눈에 쏘옥 들어온다.
31일,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인데, 점원에게 사갈 수 없다는 아쉬움을 표하며 사진으로만 담아간다.
테니스샾에서 구입하고 싶었던 요넥스라켓의 가격을 보니 한국과 다르지 않아 구입하진 않았다.
대신 테니스 동호인 몇분에게 줄 것을 고르다가 양말이 눈에 들어와서 하나씩 샀다.
아내에겐 꽃, 군대 간 아들에겐 장갑, 그리고 딸에겐?
오사카 성을 바라보는 카페는 다음 기회에 이용하기로.
다음 일정으로 난코(남해)야생조류공원을 정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큰 공원 같아서 결정했는데, 걸어서 4시간 걸리는 도보코스인데 나가노시마 역까지 걷고 나머지는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걷고 나서 말하는 거지만 도보 추천 거리라 할 만했다. 강폭도 적절하고, 자전거를 통제하기 때문에 걷기에 좋았다. 가다 보면 괜찮은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이 있어 적절한 휴식을 제공해주는 곳이고 밤이 되면 더욱 매력을 발산할 것 같다. 도톤보리나 신사이바시의 북적대는 곳에 비하면 한결 여유롭고 낭만적인 곳이다.
나가노시마 역에서 전철을 타고 코스모스퀘어 역까지 이동. 야생조류공원에 도착.
뜻밖에 나 말고도 한 명이 이 곳을 찾았다.
중국관광객인데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대학원 1년생이란다. 또 뭔가 귀인이 될 듯했는데...
문제에 봉착, 출입문이 닫혀 있다. 할 수 없이 울타리 근처에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무시하고 다른 쪽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고양이를 무척이나 무서워 하는지 이 친구는 이 길을 계속 못 가고 나 혼자 직진해 들어갔다.
거기에 노을이 물들고 있었다.
시코쿠 순례 후, 오사카에서의 뒷풀이에 보여준 하늘의 장관 앞에 몸서리를 쳤다.
중국인 친구에겐 돌아와서 사진만 보여주고 위챗으로 전송해 주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역으로 가는 길에 해변 가는 길오 안내를 해주는데 거기서 낙시꾼을 만나고, 나중에 이 분은 내게 낚시를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 일단 연락 메신저를 교환했는데, 일본인이 위챗을 쓰고 있었다. 경관 좋은 곳에서 시간을 누리고 있었는데, 나도 강원도 가면 낚시를 배우고 싶다.
여기서 오사카를 상징하는 관람차도 볼 수 있다.
이게 이 친구가 여기로 안내해준 이유다. 덤으로 얻는 게 많다. 귀인이다.
교토로 간다는 이 친구와의 작별하기에 앞서 사진으로 남겨둔다.
오늘 하루 시코쿠 순례의 뒷풀이 치곤 너무도 감사한 여정을 일구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장을 보았다. 1,047엔에 모두 구입.
이 모든 걸 싹 비우진 못했다. 북해도 감자를 게하 투숙객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실 새우도 나눠 먹으려고 했는데 키친에 사람들이 없다.
다들 오사카 시내 곳곳으로 흩어져 식사를 하러 갔다.
나도 도톤보리, 신사이바시를 돌아봤다.
학교 선생님 자녀에게 줄 선물도 고르고 명퇴하는 선생님께 드릴 자동차 미니어쳐도 구입했다.
도라이치는 못 구했다. 오사카에선 도라이야끼는 있었다. 맛은 어떨지.
그리고 스텐드바에 들어가 진토닉을 시켜 먹으며
이 글을 쓴다.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