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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티노 쿠마 May 12. 2023

시코쿠(四國)오헨로 순례
(2부-20화)

순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3 - 네가 사는 세상도 극락이다!

20. 21일째 – 네가 사는 세상도 극락이다!     

1월 29()     


고야산 숙소에서 기분 좋은 하룻밤을 머물고

숙소를 나서서 오쿠노인으로 향한다. 어제 내린 눈으로 고야마을에도 오쿠노인 가는 길에도 눈길이다.

오쿠노인 입구

                              

오쿠노인으로 들어서니 천 년 이상 이어져 온 나무들과 묘비들이 즐비하다. 이곳이 명당인가 보다. 나도 언젠가는 이들과 같은 여정을 가겠거니 생각하며 걷는다. 산 사람이 사는 곳 한 켠에 죽은 이의 무덤을 마련해주고 거기에 묘비도 세워서 기린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그것은 또 둘이 하나라는 진리를 깨우쳐 준다. 

   * 오쿠노인에 홍법대사의 묘가 모셔져 있다.

       

납경소 근처에서 어제의 귀인을 다시 뵈었다. 일찌감치 오쿠노인을 찾아뵙고 나오는 길인가 보다. 

참 부지런하시다.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빨간색의 옷이 두드러져 보인다. 

웃는 모습이 열락의 모습이다. 

부처의 모습이다. 

달님의 미소를 본다.


              

그리고 이제 만날 기약 없이 헤어지는 아쉬움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하였다.

오쿠노인 내 본당격인 건물(진언종의 총본산)과 뒷편의 봉등들. 일종의 연등인 셈이다.  

                

그리고 무연고자의 무덤이 한데 모여 있는 곳.    



순례객들을 위해 마련한 휴게소 내, 차를 끓이는 가마솥.         

봉사자가 대사에게 먼저 차 한 잔을 올리고 내게도 한 잔을 갖다 주신다. 

오늘의 세번째 차를 내가 마신다(봉사자가 먼저 마셨을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는다.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순례의 끝에 눈을 맞는다.


          

그동안 함께 한 하쿠이도 고이 접어 넣고,        

숙소를 나선다.(숙소 현관 앞)



고야마을 미술품 상점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미소들.             

다시 파아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고야마을.    








어젯밤에 보았던 곤고부지에 다시 들렀다. 

눈부시다.                                               


           


























마을을 벗어나는 고갯길에 역사가 오래된 여인당이 있고 

계속해서 가면 고쿠라쿠바시 역으로 가는 산길이 나온다.             



운휴중인 케이블 선로엔 눈만 쌓여 있다.         

고쿠라쿠바시 옆 불상앞에서. 

극락에서 세상으로 넘어가는 다리 앞에서 잠시 서성인다.


 "극락이 좋다마는 네가 사는 세상도 극락이다"

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고쿠라쿠바시 건너 오니 또하나의 불상.


부동의 자세로 흔들리지 말고 살라는 메시지를 전해 받는다. 

세상의 삶이 여러가지로 힘들겠지만 순례의 삶에서 깨우친 바를 잘 실행에 옮기기를 대신 기도해주시는 듯하다.     









하시모토 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에 한 남성이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이번 순례의 주제곡 




























                             

다시한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그 사랑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기를 빈다.     



어제 밤차를 타고 오며 못 봤던 산마을들의 모습들.

군데군데 도로가 보여 지도를 살펴보니 고쿠라쿠바시 역까지 가는 도로가 보인다. 


   

오사카 난바역 부근의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연박 숙소.                  

캡슐 같은 각 방인데 문가 2층에 배정되어 조용히 방에 처박혀 

순례길을 정리하는데 딱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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