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작가/역자 :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이영의 옮김
출판사 : 민음사
평점: ****
- 과거 소련의 작가인 솔제니친이 쓴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비참하다. 솔체니친이 직접 경험한 춥고 힘든 시베리아 수용소의 삶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자전소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군에 갔다가 적군 포로로 잡혀 탈주했다는 이유로 스파이 혐의를 받아 추운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거의 십 년을 사는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라 불리는 남자의 하루 일과를 묘사하고 있다.
그는 새벽 일찍 일어나 추운 새벽에 죽 한 그릇 먹고 일하러 나가서, 엄동설한에 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곳에서 벽돌공으로 일하다가 온갖 괴로움을 다 당하고 저녁 늦게 수용소 막사 안으로 돌아온다. 이런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오늘 하루는 아주 운이 좋은 날이라고 반어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 수용소라는 닫힌 공간의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속에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수용소 안에서도 간수와 같은 지배계급과 더불어 다양하게 다른 사람을 착취하며 살아가는 기생충과 같은 사람들도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서로 돕고 먹을 것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도 있다. 또 외부 소포를 받아 풍족하게 지내는 부유한 죄수도 있고, 수용소 안에서 주는 부족한 빵과 빈약한 수프로 겨우 목숨만 유지하는 가난한 죄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시베리아 수용소라는 극한적 상황에 대한 묘사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유머 감각도 있고 사람 살아가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도 실감 나는 부분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군대나 열악한 노동현장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쉽다.
사람은 누구나 갇힐 수 있다. 꼭 수용소가 아니더라도 코로나 같은 병에 의해 자가격리당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비참한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반 데니소비치처럼 하루를 견디면 10년도 견딜 수 있다.
슈호프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잠이 든다. 오늘 하루는 그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영창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으며, 점심 때는 죽 한 그릇을 속여 더 먹었다. 그리고 반장이 작업량 조정을 잘해서 오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 쌓기도 했다. 줄칼 조각도 검사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들어왔다. 저녁에는 체자리 대신 순번을 맡아주고 많은 벌이를 했으며, 잎담배도 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젠 씻은 듯이 다 나았다. 눈앞이 캄캄한 그런 날이 아니었고,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 사람이 가장 비참한 순간은 언제일까?
- 만약 감옥에 갇혀 언제 나갈지 알 수 없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도 존엄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 운수 좋은 날, 현진건
https://audioclip.naver.com/audiobooks/9C51D8F1DC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처럼 비참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은 낮다. 그렇지만 인간의 운명은 아무도 알 수 없어 어느 날 갑자기 전쟁이 나거나, 큰 역병이 돌아 생지옥 속에 갇힐 수도 있다. 본인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