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중국신화전설 2
작가/역자 : 위앤커/전인초, 김선자 옮김
출판사 : 민음사
평점: ****
- 중국신화전설 1이 주로 신화를 다루었다면, 중국신화전설 2는 신화 이후의 실제 역사가 존재하던 시대의 전설을 다루고 있다. 중국신화전설 2는 주진편으로 주나라와 진나라 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야사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
책의 첫 부분에는 주 목왕과 서왕모의 이야기가 나온다, 목왕은 노는 것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결국 대지의 서쪽 끝까지 가서 서왕모를 만나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서왕모는 중국 여러 신화와 전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인데, 처음에는 <봉두난발에 머리장식을 하고 표범의 꼬리에 호랑이의 이빨을 한> 야만적인 괴신이었으나, 점점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다. 목왕과 서왕모는 시와 노래로 깊은 예술적 교감을 나누었으나, 각각 다스려야 할 나라가 있어서 결국 이별을 하고 목왕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공자와 제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논어 같은 데서 나오는 공자님 말씀 같은 근엄한 이야기가 아니라 공자와 그의 제자들에 대한 교훈이 가미된 재미있는 야사와 같은 이야기들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 증삼이라는 효자가 있었는데 효도가 지나쳐 멍청한 일을 하기도 했다. 한 번은 증삼이 실수로 오이밭의 묘목을 밟아 부러뜨린 일이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화가 나서 커다란 몽둥이로 아들을 때렸다. 증삼은 피하지 않고 그 매를 다 맞고 쓰러졌는데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가 증삼이 그 몽둥이를 피하지 않은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만일 증삼이 몽둥이에 맞아 죽었다면, 그 아버지는 아들을 죽인 오명을 덮어쓰고 살아야 하는데, 그것보다 더 불효한 행동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공자는 제자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고자 하였으나, 잘 되지는 못하여 힘들게 살았다. 공자는 사서삼경에 나오는 예의를 따지는 학자의 이미지보다는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책에는 또 오나라와 월나라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오나라의 부차와 월나라의 구천은 서로 원수 간으로 와신상담하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 와신상담은 섶에 눞고 쓸개를 씹는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으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복수를 다짐하며 괴롭게 살기보다는 처음부터 남의 원한을 살 만한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원한이 있더라도 복수보다는 용서함으로써 원한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한번뿐인 인생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진시황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최초로 통일 왕국을 이룬 진시황은 그의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는 차마 해서는 안 되는 나쁜 일도 많이 했다. 진시황은 백성을 괴롭히는 큰 공사를 많이 했다. 만리장성과 아방궁과 큰 황릉이다. 진시황은 살아생전에 자신을 위한 큰 궁궐인 아방궁도 지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여 불사초를 구하려고도 하였고, 죽으서도 자신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큰 무덤을 수십 년간에 걸쳐 지었다. 가장 백성을 고통에 빠뜨린 것은 만리장성을 쌓는 일이었다. 진나라는 호 때문에 망한다는 예언을 듣고 변방에 오랑캐를 막기 위한 높은 장성을 만리에 걸쳐 쌓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힘없는 백성들이 끌려와 장성을 쌓다가 죽어 갔다. 그중에 가장 슬픈 이야기가 맹강녀의 이야기이다. 남편이 만리장성을 쌓는 일에 끌려가자, 맹강녀는 남편이 걱정되어 두툼한 겨울 옷을 해 가지고 남편을 찾아 나선다. 남편이 이미 죽어서 장성 밑에 묻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퍼서 통곡하자 만리장성이 무너져 내렸다는 전설이다. 결국 진나라는 오랑캐가 아니라 진시황의 둘째 아들인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호에 의해서 멸망한다.
재작년에 중국 여행을 갔다가 만리장성에 아이랑 같이 오른 적이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도 한참 올라가야 하는 산 높은 곳에 꾸불꾸불 길기도 한 만리장성이 있었다. 그 옛날 교통편도 변변히 없는 시대에 이 무거운 돌들을 하나하나 지고 날라야 했을 이름 모를 장삼이사들의 고통을 생각했다. 중국신화전설처럼 전설로 전해 오는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피땀이 녹아든 역사적 현장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어떤 권위나 명분에서도 절대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네가 장성을 쌓는 것은 오랑캐를 막아 너의 나라를 보존하려고 하는 것이라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이냐? 너 때문에 장성의 땅 속에 묻힌 그 영혼들은 막지 못할 것을. 그들의 원망이 산 사람들의 원한과 결합된다면 조그만 힘도 들이지 않고 너의 그 나라를 빼앗아갈 수 있을 것을..... 어리석은 임금아, 너무 잘난 척하지 말아라. 너의 나라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거니까! (맹강녀가 진시황에게 한 이야기)
- 중국인들은 왜 과장법을 쓰기를 좋아할까?
- 대의명분을 위해서 목숨을 걸 필요가 있을까?
- 인연의 고리처럼, 악의 고리도 연결되어 있는가?
- 사마천의 사기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835338
-같은 시대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사마천의 사기와 중국신화전설과 비교해 읽어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 중국인이 중요시하는 인물들을 통해 중국인의 사상과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