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무개가 하는 '일'로 굴러간다.

오쓰카제약(大塚製薬, 1921~ )

世界は誰かの仕事でできている

세카이와 다레카노 시고토데 데끼떼이루

세상은 누군가의 일로 이루어져있다.


일본어에서 많이 사용되는 조사들이 문장을 이루고 있다. ~は(~와)~는, ~の(~노)~의, ~で(~데)~로

세카이/~는 다레카/~의 시고또/~로 데끼떼이루

시고또(仕事)라는 단어 자체가 '맡은바 일', '소임'이라는 뜻이다.

다레카誰か는 who에 해당하는 단어이고, '누구'로 해석된다. 여기서는 익명의 누군가를 뜻하는 무명씨, 아무개로 해석했다.


이 문장에서 가장 해석이 어려운 것이 데끼떼이루できている(데끼루+떼+이루)인데, 그 이유는 데끼루できる를 가능하다. 할수있다.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누군가의 일로 가능해져 있다? 이렇게 빠져버리면 애매모호한 문장이 되버리고 만다. 데끼루できる는 가능하다 말고도 (무언가가) 생기다. 완성되다. 이루어지다라는 뜻도 있다. できている는 만들어져 있는 상태. 이루어져 있는 상황을 뜻한다. 여기서는 세상이 굴러가고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 밖에 데끼루는 숙성/준비 완료를 뜻하기도 하고, 맛있게 되다. 준비 완료되다.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헤겔 철학의 노예와 주인의 변증법에서 유래한 명제, '주인은 노예의 노예이고, 노예는 주인의 주인이다.'라는 표현도 이와 유사하다.


주인은 아무개인 노예의 노동없이는 주인행세를 할 수 없고, 노예는 그런 의미에서 주인을 자신의 노동으로 지배하는 자이다. 즉, 거대한 저택에 사는 주인은 저택을 운영하는 노예 한명 한명이 해내는 '일' 덕택에 귀족으로서 주인으로서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주변이 평화롭고 한가롭다면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주하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아무개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해나가고 있기에 그 결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 곧 평화다.


일본 전통 료깐에 가서 머물게 되면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잠시 목욕을 하고 오면 식탁이 차려져 있고, 잠시 산책을 하고 오면 이불이 펴져있는 것도 신기한데, 일하는 사람을 쉽게 마주칠 수 없다.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오+모테+나시로 구성된 복합어이다. 동사 모테나스의 명사형에 존칭어 '오お'가 붙어서 만들어졌다.

持て (もて, 모테, 가지고 있다)와 成す (なす, 나스, 이루다)라는 두 동사가 합쳐져 직역하면 '무언가를 가지고 끝까지 완성하다. 최선을 다해 대접하다'는 뜻이고, 실제 사용할 때는 '손님에게 진심으로 성심성의껏 접대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쓰카 제약의 경영철학인 '세상은 누군가의 일로 이뤄져있다'는 바로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로 해석된다.


우리가 만드는 약은 비록 작은 한알이지만 누군가의 몸속에서 건강을 위해 '일'을 할 것이며,

그런 '일'을 하는 약을 만드는 '일'을 하는 직원들은 맡은 바 자기 소임을 다해달라는 뜻도 담겨있다.

또한 그 약을 먹고 세상의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오쓰카 제약의 고객과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아무개들을 응원하는 따뜻한 메시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오쓰카 제약의 홈페이지에는 이와 연관된 슬로건이나 메시지가 많다.


"Otsuka-people creating new products for better health worldwide"

오쓰카는 보다 건강한 세상을 위해 새 제품을 만든다.

"Profit is a decoration bestowed by the public on a person who has dedicated himself or herself to society.”

이익이란 사회에 기여한 자에게 대중이 주는 훈장이다. 2대 경영자 오츠카 마사히토大塚正士가 남긴 말이다.



포카리스웨트.jpg

(출처; 동아오츠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오쓰카제약은 한국인에게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하다. 오로나민C도 있다. 동아제약에서 분리된 동아식품과 오쓰카제약의 합작기업인 동아오츠카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창업자 오츠카 부사부로 (大塚武三郎, Busaburo Otsuka, 1891~1970)는 고향 시코쿠 도쿠시마현 나루토시에서 염전의 부산물로부터 마그네슘과 탄산염 등 화학원료를 생산 공급하는 화학회사를 1921년 설립하였고, 오츠카제약의 시작이다. 포카리스웨트의 기원이 어디인지 그 창업스토리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참고로 지난 2025년 11월 15일에 회사 워크샵으로 나루토에서 1박을 하고 왔다. 오츠카제약이 시작된 곳이었다니!!! 이 글을 쓰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가시는 분들은 꼭 편의점에서 포카리스웨트를 사서 바다를 보면서 마시면서 오츠카 제약의 스토리를 떠올려 보시길.


화학원료 제조로 시작한 회사는 이후 수액(IV솔루션) 등 의약품 제조로 확장하였고, 다시 음료시장으로 대중화의 길을 끈임없이 걸었다. 포카리 스웨트는 결국 염전에서 양산되는 전해질 요소로 농도를 맞춘 마시는 수액 음료인 것이다. 계속 고개가 끄덕여진다. 게다가 아무개들이 생산하는 농산물과 소금없이는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바로 창업자 오츠카였던 것이다.


농부의 아들이 염전에서 시작한 오츠카제약은 2024년말 기준 총매출액 2조3300억엔 (전년대비 15.4%상승), 영업이익 3,235억엔(전년대비 +131%)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은 제약사업과 건강음료 및 기능성식품이 주력이다.

(출처: 오츠카 제약 홈페이지)


오쓰카 제약은 창업자의 아들 오츠카 마사히토가 가업을 승계하였고, 태평양전쟁 패전이후의 위기를 극복하며, 제약분야로 확장한 것이 2세 후계자였다. 3~4세대 들어서는 순혈 가업의 형태를 벗어나 전문경영인을 사업부문 책임자와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형태로 가업승계를 이어갔다. 2010년 도쿄증시에 상장하고, 가족들은 약 10%정도 지분을 소유한 형태의 오쓰카 홀딩스 체제로 변환하였다.


오쓰카 제약의 장수 모델은 "가업승계+전문경영인" 혼합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서 모든 경영진을 가족으로만 구성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다. 또한 아무개들이 이끌어가는 조직에서 만드는 아무개들을 위한 건강한 제품으로 세상의 아무개들을 응원하는 기업의 정신은 기업을 100년까지 장수하게한 힘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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