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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o Oct 04. 2021

카페 창업의 꿈을 박살 내 드립니다.

정말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말려도 하실 분들은 하기 마련이기에 좀 후련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두 분의 실제 사례라서 일체의 사진은 없습니다. 혹 보시고 뭐라 하셔도 참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똑같이 말씀드릴 겁니다. ‘카페, 하지 마세요!’


사례 1. 

상가 건물주, 1층 공실을 <개인카페>로 운영하여 소일거리 + 건물 가치를 올리고자 함.


아, 정말 편한 제안/컨설팅이 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일단 건물주분은 가족 건물이었고 나름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매몰차게 밀어낸 이유는 ‘차라리 프랜차이즈 가맹을 받으시라’하고 밀어냈습니다. 본인이 기본적으로 저가, 고가 등의 커피를 구별할 수 있으니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샵을 위한 욕심이 더 컸습니다. 다만 카페 전반에 이르는 준비작업이 부족하셨습니다. 개인 카페를 하기에는 커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뿐더러, 직접 로스팅을 하거나, 직접 추출을 하겠다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카페가 완성되고 나면 이런저런 직원들을 채우겠다는 마음이 보였다고나 할까요. 저는 점주로서의 경험 + 커피 공부를 조금 더 하셔라 하고 1차적으로 말렸습니다. 그래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셨고 저도 좀 강한 어조로 말려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와, 너는 뭐가 그리 잘나서 그렇게 고매한 척하냐 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오래가는 브랜드이자 카페를, 카페의 주인이 행복한 컨설팅을 제안하고 싶거든요. 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


일정 기간 커피에 대한 경험을 쌓으신 분, 본인이 추구하는 커피를 이해하고 남들에게 자신 있게 피력하실 분을 찾고 있습니다. 많이 힘든 것을 저도 알지만 창업 패키지라고 해서 일주일남짓 가맹교육 받고 오픈만 덜렁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창업 이후의 유지와 운영 그리고 발전까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소속하는 산업을 이해하고 어떻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 정도는 아주 살짝 점검해도 괜찮다고 믿으니까요. 아 이쯤 하면 이미 프랜차이즈가 아니라고 하실 테죠? 네 그래서 그래요. 저는 한 명 한 명의 개인 브랜드로서 카페 창업을 도와드리고 싶은 겁니다.


분명 돈을 버는 방향이나 결에 있어서 제가 틀렸을 수도 있고 정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그냥 개개인의 양심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어요. 제 양심에서는 ‘커피 산업에 있는 한 명의 산업인으로서 점주가, 주인이 행복한 카페’가 많아졌으면 하거든요. 프랜차이즈를 미워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정한 길이 이것이라는 거뿐이죠.


저는 극구 만류 끝에 저가 프랜차이즈 가맹 상담이라도 받아보시고 난 다음 다시 저에게 오시면 그때 다시 이야기 나누자 말씀드렸습니다. 이후로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사례 2.

싸고 빠르게 그리고 초저가의 개인샵 창업 희망.


제가 무언가를 도와드리기 제일 힘든 사례입니다. 제 내공이 부족해서 일 수도...?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 하다못해 주변 카페에서 일주일만이라도 무보수로 일을 해보셔라, 아님 집 앞 개인샵에 가서 하루만이라도 계셔보라 말씀을 드리는데요. 보통 편하게 말씀드려서 하루 12시간, 일주일 내내, 한 달을 일하고 수중에 가져가는 본인 몫이 200만 원도 안된다면 하실 거냐, 묻습니다.


심지어 사용하는 원두는 시중에 파는 제일 저렴한 기성 원두, 따로 레시피 개발은 엄두도 못 내고, 몸은 지쳐가고 나중엔 월세 부담이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라고 말씀을 드리죠. 저는 이런 분을 만나면 일단 내일배움카드 등을 통해서 기초 커피 교육부터 천천히 받으시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보통 많은 분들이 금방 포기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많이 든다, 그리고 그 시간을 감내하셔야 합니다. 어떤 과학 기고문에 대응하는 이론을 알려드리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커피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인 부분은 분명 꾸준함이 동반되어야만 나오는 영역이거든요. 제가 잘하는 영역인, 전자동 커피 머신을 가지고 손쉽게 매장을 오픈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쉽게 지칠 일도 없고 오히려 너무 단순해서 단조로워지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는 혼자서 개척을 해야 하는데 '괜찮으시겠냐'는 말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커피의 일관성이 떨어지거나, 어떤 변화를 감지하고 또 그것들을 통제하거나 변화하는 데는 적어도 꾸준함이라는 것이 함께 따라가야만 합니다. 그러니 '빠르게'는 여기서 통용되기 어렵죠.



마치며……

너무 잔인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저 지금 커피 산업이 어떤지 누군가는 계속해서 이야기해줘야 하니까, 그걸 하고 있는 겁니다. 보통 통계청 자료 등을 인용해서 이런 말을 하는데 이 말도 아예 굳어진 표현이 되었습니다.


‘3년 내 창업 카페의 폐업비율은 85% 이상이다’


얼마 전 제가 올린 글처럼 3년 사이 카페가 세 번 바뀐 자리가 있습니다. 

https://brunch.co.kr/@kimjeongho/24


우리 정말 오래 보고, 커피 산업 안에서 함께 행복한 커피를 하고 싶지 않나요? 저도 오랫동안 커피 산업에 있고 싶구요. 단지 그것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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