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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략가K Mar 28. 2017

#10. 조드푸르의 상인들

브레인 인도인들의 기상천외한 상술들

15.    조드푸르의 상인들


  사다라르 바자르로 돌아와 오토릭샤 값을 정산하려고 했다. 기존에는 메헤랑 가르성 ->자스완트 타다 -> 우메이드 바반 팔라스 -> 사다르 바자르 까지 300루피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이 오토릭샤 기사는 내릴때는 말을 바꿨다.350루피를 달라는 것이다. 50루피 차이면 인기 있는 인도과자가 25개 히말라야 립밤이 두개 정도 한다. 사실 한국돈으론 천원이라 팁차원에서 건넸다. 다만 인도인들에 대한 불신이 쌓여갈 분이었다.


  약간의 오토릭샤꾼의 돈을 올려 받기 위한 수법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협의된 금액만 줘도 되고 혹여나 추가적인 금액을 요구한다면 무시하고 뒤를 돌아 갈길을가면 된다. 따라서 이로써 지난번 델리에서 생긴 "인도에서오토릭샤 이용시 주의사항”이 추가되었다.

①    먼저 다가오는 오토릭샤는 가급적 타지 않는다.

②    오토릭샤는 길가다가 잡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별탈이 없다.

③    다른 장소에 들렸다가 가자고 하면 절대로 가지 않는다.

④     협의된 금액에서 추가적인 금액을 요구한다면무시하고 뒤를 돌아 갈길을 가도 무방하다.


  사실 내가 왜 우리나라돈 천원갖고 구차하게 이러냐고 할 수 있겠지정확한 액수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다음 여행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인도인들은 특히나, 외국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때문에 외국인들 손님을 좋아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팁을 마음속으로 원하고 외국인을대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 유적지나 식당을 가더라도 인도인이 지불해야될 금액보다 외국인이 지불해야 될 금액은 현저하게 높다. 물론 유적지의 금액의 경우는 국가가 공식 인정한 금액이라고 해서 그렇다 치자, 현장에 도착하여 그 유적지를 들어가는냐 안들어가느냐는 나의 선택이니말이다. 문제는 공공요금을 무조건 외국인이라서 많이 지불하고 1천원, 2천원을 너그러이 줄 수 있겠지만 오토릭샤나 비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을 외국 여행자들에게 유도 된 다음, 다음에 방문하게 될 다른 여행자 역시 1천원, 2천원을 더 주게 되어야 한다. 즉, 나는 선뜻 원한는 금액을 지불 할 수 있겠지만, 돈없이 장기적으로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겐 여행 운영금을 아주 천천히 조금씩 갉아 먹이게 된다. 물론 오토릭샤 기사가 나와 약속한 이야기와 다른 금액을요구 하길래 기분 나빠서 합리화 하고 있는 건 절대로 아니다. 천원 때문에 이렇게 긴글을 쓰고 있는게 아니다.


  이렇게 조드푸르의 상인들에 대한 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다.  사실 한 두시간전에는 메헤랑가르성을 한바탕 돌고 자스완트 타다에 가기전에 메헤랑 가르성 밑에 있는 식당에 갔다. 아무도 없는 식당에 앉아 언제나 그렇듯이 탄두리 치킨과 짜파티을 시켜 지긋시 기다린지 40분이 지났을까? 탄두리 치킨과 짜파티가 맛있게 나왔다.

Hill View Restaurant 짜파티와 탄두리 치킨

  이제 식사 막바지에 다다라서 가장 큰 탄두리 치킨을 들었을 때였을까? 생닭을씹는 느낌이었다. 먹고 있는 탄두리를 눈으로 확인하니 나의 기분탓이 아니라 진짜 생닭이었다. 심지어 이 상태는 내가 지금 방금 먹은 탄두리 치킨의 상태까지 의심케 했다.그러나 이미 다 먹었고, 오는 홀로있던 인도인에게 이러한 상황을 말해보았으나 전혀 아무런반응이 없었. 당황하거나 자기가 잘못했다는 기력이 넉넉했다기 보단 덤덤했으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갔으면하는 눈치였다. 그냥 이 생닭 위기의 짧은 시간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처럼 보였다. 이렇게 서비스 정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까지 생각하지 않으니, 당연히많은 여행자들이 인도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지 않았을까? 도저히 이 친구는 내가 한국에돌아가서 소문낼 것도 두렵지 않은가보다. 그 식당의 이름은 Hill view Restaurant 이고, 메헤랑가르성 올라가는 길 바로 밑에 있는 식당이다.


  이 인도 식당 종업원도 그럴만도 한 것이, 이 식당을 오는 대부분의 손님은 메헤랑가르성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이것이고 체류시간이 길어봐야 이틀정도나 될까? 그러면서 서비스와 제품의 퀄리티를 보장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본다 하더라도 이 인도 식당종업원에겐 도움이되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조드푸르, 넓게는 인도를 바라보는시선이 안좋게 되는 것이다. 


  식당에서 생닭을 먹게된 찜찜한 기분이 채가시지 않은 상태로 사다르 바자르에 다시 왔다. 오전에 왔을 때보다는 훨씬 생기가돌았다. 활력이 넘쳤고, 많은 이들이 발길과 물품을 실은 운반수단들이 사다르 바자르에 모였다. 이 사다르 바자르는 조드푸르 외성 안에 있는 시장으로 왕국의 모든 특산물과 귀중품이 거래되던 상업의 중심지가 발전되어 지금의 시장을 이루었고, 지금은 일반 인도인들이 일용품과 채소, 과일등을판매하는 시장이다.  

활력이 돋는 사다르 바자르 앞 상점들

 사다르바자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사실 향신료이다. 이곧 사다르바자르의 한켠에는 향신료를 파는 가게들이 많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향신료 가게들이 번창하고 있인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리를 사서 한국에 있는 집에서 커리에 밥을 비벼먹을 생각에 그 동안 안좋은 추억들은 잊혀졌다.


  항상 그렇듯 많은 향신료 집중에 가장 먼저 가게 되는 곳은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 향신료 집에서 가장 단연 돋보이는 것은 MM Spices 라는 향신료 가게 이다.


  돋보이는 이유는  여기 가게에 물건 팔이가 15세 소년인데, 그 소년이 장사를 정말 잘한다고 느껴졌다. 먼저가게안으로 안내 한 소년은 내게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민트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얼른 샘플 민트티를 마시게 했다. 맛은 정말로 있었다. 인도인들은 대부분 직접 길러서 직접 말리고 직접 밀봉하는 과정을 거쳐 직접 생산하는 가내수공업에 가까운 제품이다. 그런 제품들을 나에게 설명을 하고 왜 이 제품이 좋은지를 한참 설명을 했다. 많은 제품들을 나열하고 각기 설명하는 제품을맛의 특성이나 효능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걸 마시고 이용했을 때 나의 기분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을 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This product is가 아닌, You feel better 또는 You will be happy 가 대부분이었다. 설명하는 자체가 나한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설명법에 나도 혹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나는 마지막으로 가격 딜까지 완벽했다. 처음에 민트티 하나에 500루피 정도를 부르더니 나도 자존심이나 그냥 사면 호구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머뭇거리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한 낌새를 알아 차린 이 장사꾼 소년은 나에게 공책한권을 보여주었는데 그 공책에는 여기를 다녀간 많은 여행자들의 방명록 및 이 가게에 대한 칭찬을 써놓은 공책이다. 그 중에는 한글도 있었다. 차가 맛있으며, 가격도 저렴하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러한 방명록은 가격협상을 위해 방명록을 써주기로 하고 가격을 낮추는 제안을 했을꺼라고 이해된다. 나 또한 칭찬의 방명록을 써주겠다고 약속하고 겨우 깍고 깍아 300루피에 민트티를 하나 구입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했다.

MM Spice 상점 모습

  

하지만 이 소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죽제품을 좋아하냐고 물으면서 가죽제품을 살수있는 곳까지 소개해주었다. 사다르 바자르의 구석진곳으로 데려가고 심지어 지하에 대려가더니 가죽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필요한게 있으면 이야기 하라며 주인을 소개해주었는데, 그 주인은 그 꼬마장사꾼의 친형이었다. 가죽제품은 퀄리티나 제품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적당히 둘러보다가 거길 빠져나왔다.


가죽 상점을 빠져 나와 골목 어귀를 돌자마자 또다른 찻를 파는 가판대가 있었고, 내가 구입한 민트티의 가격을 물어보니...

 100루피! 하.. 또 당했구나.


 사다르 바자르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로가득 매웠다. 아침과는 다르게 많은 상점들이 열었는데 그 중에 내가 단연 좋아한건 과일가게다. 평소에도 좋은 과일을 우리나라돈 500원 내로 먹을 수 있었다. 오렌지 한봉지에 20~30루피라니 맘껏 먹을 수 있다니! 3시쯤 체내에서도 당떨어질 시간이 되서 석류와 오렌지를  먹으면서 상큼하게 사다르 바자르를 계속해서 돌아다니 시작했다.

메헤랑가르성과 시계탑을 배경으로 바쁜 사람들

  다르바자르의 시계탑과 저 높이 보이는 메헤르 가르성을 배경으로 사다르 바자르는 활기가 넘치고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다. 사람들이 물건 사는 모습, 물건 파는 모습만 보기만 해도 흥미를 느꼈다. 여자 장신구를 파는곳에서는 정말 많은 인도 아낙들이 핫 아이템을 찾기 위해 두겹이고 세겹이고 구경에 나서는 모습도 있고, 시어머니를 따라온 며느리로 보이는 사람들은 반찬가게 같은데서 밀가루 반죽을 사기도 하였다. 아마도 차파티 반죽을 그렇게 팔기도 하나 보더라.

기념품 가게 아저씨

 또 나에게 한국인들이 써준 방명록을 보면서 호객행위를 했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 방명록이 몇권씩이나 되었고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 다국어의 방문록이 있었다. 그 기념품집 가게 아저씨는 그 방명록 내용이 뭔지 모르겠지만 이 가게에 방문하는 외국 여행객들이 가 게에 대한 호감을 써놓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방명록을 또 방문한 나에게 보여주며 그에게 호감을 사게 만들어 주고, 로버트 치알다니의 책 '설득의 법칙' 이라는 책을 보게 되면 '사회적 증거의 법칙' 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사회적 증거가 있다고 한다면 그 설득은 당하는 사람 역시 설득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전에 향신료 가게 소년과 기념품가게 아저씨는 이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것을 IT 기술로 발달 시켜 현재는 오픈형 쇼핑몰에 후기라는 형태로 남는다. 모양과 표현하는 타입은 다르지만, 그 본질과 설득의 법칙은 좀 처럼 변하지 않음을 느겼다.


 계속해서 사다르 바자르를 돌고 이제 조드푸르에서 할 수 있는것을 다했다 생각하고 역으로 다시 걸어가야지 하는데, 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나를 붙잡는 마지막 상인이 있었다. 내가 전혀 관심 없어 보이는 비단가게 아저씨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는 것이다. 그러더니 자신의 가게를 “김종욱 찾기”에 나온 임수정이 다녀간 가게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인들은 "김종욱 찾기" 를 모두 보고 인도를, 조드푸르를 온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듯 했다. 김종욱 찾기를 보고 흡사 얼핏 뒷 배경이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여주인공 임수정이 조드푸르에 도착하여 인도인처럼 옷을 입어보고 흉내내는 장면이 있는데 아마도 그집이 이 집인가보다. 영화에선 그리 오래 나오지 않아 뭐 중요하지 않지만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김종욱 찾기에 나왔다든 비단 가게

  비단에는 관심이 없는 쿨내 나는 상남자였던 나 는비단에 관심이 없다며 그냥 지나치려고 했으나, 그냥 보기만하고 차나 한잔하자고 하길래 또 따라서 이번에는 비단집에 들어갔다. 사실 이런데서 차한잔하자고 해서 차에 약을 탔을까봐 걱정이 들때도 많다. 그래서 잘 안마시려고 한다. 어쨌건 차를 한잔 주고 나를 앉히더니한 개 한 개 펼쳐서 비단을 펼쳐서 보여주었다. “This one..” 비단 한포를 펼칠 때마다 각기다른 설명을 하였지만 내 귀까지 그 설명이 도달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마지막 한단어만 귀에 꽂혔다. “Which one??” 이중에서 뭘 사겠냐고 물어보는거다. 세상에나 차만한잔 마시고 가라더니 결국 하나 팔겠다는건가? 나는 살 의향을 보이지 않으니 이 비단집 가게 주인은마지막 꼼수로 온갖 얼굴 근육을 모아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얼마나 불쌍했는지 나는 도저히 보고있는게 힘들어서, 내일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내일 내친구들이 3명이 더 오는데 그친구들과 같이 오겠다 하면서 그 자리를 빠져 나오니, 그비단 가게 주인은 명함을 나에게 건냈다. 그래서 꼭 친구들과 같이 오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아저씨 미안해요 저 오늘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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