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란 감정을 표현해 본다면?
픽사에서 나온 인사이드아웃 2를 두 번 보았다. 이번 스토리에는 새로운 감정들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강력한 감정은 '불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쟤가 지금 내 감정 컨트롤러를 잡고 있는 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이나 행동은 매우 비호감이었지만 묘하게 정이 가는 캐릭터였다.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하여
불안이라는 감정을 언제부터 제대로 느꼈는지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불안을 가장 크게 느꼈던 순간은 떠오른다. 중3에서 고1로 올라간 해에 첫 중간고사를 치를 때였던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되었다는 부담담과 첫 시험이라는 부담감에 불안함이 크게 몰아쳤다. 그때 친척동생이 잠시 우리 집에 와있어서 방에서 같이 잤는데 아무 고민 없이 자는 친척동생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라일리가 불안이가 영사기로 내보내는 많은 부정적 상황들로 뒤척이며 잠을 못들었던 것처럼, 많은 부정적 생각들로 뒤척이며 잠에 들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불안은 늘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갑자기 어느 때에 불쑥, 불안이가 내 감정의 컨트롤러를 쥔다. 나의 불안은 모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까 봐.'로 연결된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불안한 감정 때문에 불편함도 느낀다.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 란 생각으로 이어져 자신감도 없게 만들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원동력으로 기어코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 또 형체 없이 몽글몽글 내 주변을 감싸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더 또렷이 알고 싶어서 글도 쓰게 된다. 처음 브런치 글을 쓰게 된 것도 서른 살이 되었을 때의 불안한 감정, 그리고 이별의 불안한 감정 등을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에 쓰게 되었으니.
불안을 원동력으로 살고 싶지는 않지만 아직 불안이란 감정을 잘 다루는 방법은 모르겠다. 그래서 불안해서 움직이고 불안해서 눈을 뜨는 듯싶다. 그래서 그림으로든지 글로든지 불안한 감정들을 정리하고 써보려고 노력한다. 몽글몽글한 형상을 또렷이 알게 되면 매번 찾아오는 불안을 조금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