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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곰인형 10화

알뜰한 당신

by 황규석

알뜰한 당신


야말로 멘붕이 왔다. 매일 오전에 하는 코리아나 항공의 출석체크 이벤트를 잊어버렸다.

어젯밤 11시 50분 아침에 했던 80곳의 출석체크 중에서도 첫 번째 중요그룹으로 묶어놓고

꼼꼼히 체킹 하는 곳이 빠진 것이다. 1년 365일 출석체크를 완료한 사람 1명에게 유럽항공권이나 미주 항공원이 선물로 주어지는 이벤트다. 재작년 6월 출첵이 깨졌을 때는 부득이한 상황이었다. 어머니의 장례식 마지막 날이었다. 화장터에 갔다 납골당에 다녀와서는 사흘간 잠을 못 자 꼬박 24시간을 자고 일어나서 로그인도 못하고 실패했다.


년에는 그보다 한 달 먼저인 5월에 결혼 기념여행으로 홍콩에 가서 시간을 챙기지 못해 출석체크를 잃어버려 하루가 빠지고 말았다. 일찍부터 포기해야만 했다. 올해는 달랐다. 해외여행 경품 이벤트 중 출석체크를 하는 홈피를 묶어두고 즐겨찾기로 해놔서 좀처럼 빼트리지 않았는데 사건이 터졌다. 굵은 엄지 손가락이 굳어져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폭이 넓어서 작은 스마트폰 자판을 움직여 메시지를 적을 때도 오자가 많이 나오곤 했었다.


래도 그걸 빼먹다니... 어이가 없었다. 석기는 자신에게 대단히 실망했다. 이벤트 시즌의 3/4이 지난 상태에서 저지른 큰 실수. 석기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실수가 의기소침하게 침울하게 만들었다. 1년 365일 모두 출석체크에 성공하여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는 모두 5명이다. 유럽과 미주 각 1명, 대양주 1명, 그리고 동남아나 아시아 3명. 정말이지 코끼리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확률이다. 그런데 이 험난한 과정을 뚫고 스페인 여행 항공권을 받아 다녀온 사람이 있었다. 바로 우리 각종 홈페이지의 출석 이벤트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알뜰한 당신"을 만드신 분이었다. 현재는 우수회원으로 물러나 운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한마디는 법에 가까웠다. 모두가 그의 많은 성공을 익히 알고 있었고 따르고자 했다. 주인장인 수덥땡님이었다. 수덥땡 '수녀 덮친 땡중'의 줄임말로 불가능은 없다는 표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닉네임이었다.


인도 이 모임에서 만났는데 처음 닉네임이 "수녀와 가로등"이라는 닉네임이었단다. 그런데 정모에서 그러니까 각종 이벤트와 경품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수하는 모임에서 둘은 처음 만났다고 들었다. 말이 씨가 된다고 닉네임이 현실이 되었다. 땡중이 가로등 아래 수녀와 같이 살게 되었으니 말이다. 친목과 정보 공유를 다지는 다지는 모임에 나가 그가, 땡중이 정말로 가로등 아래의 수녀를 덮친 꼴이 되었다.'수녀와 가로등'은 결혼 후 '땡사수"로 닉네임을 바꿨다. 땡중을 사랑(사모)한 수녀란 의미였다. 두 사람의 사랑은 참말로 대단하다. 손가락이 이렇게 중요하다 보니 내 커다란 손가락이 아니 손이 참 미워졌다. 그러나 포기하고 좌절할 수많은 없었다.


석체크 이벤트는 전체 이벤트의 기본이다. 지금도 매일 거의 700개에 가까운 출석체크 이벤트가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접근이 쉬운 만큼 그만큼 포인트나 점수가 짰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될 출석체크 이벤트의 신 ‘수덮땡’님은 지금의 경제현상과 함께 계속 하락하는 포인트에 대해 정모에 모인 회원들에게 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고 역으로 위기는 기회라고 설파했다.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떨어져 나가므로 당첨 확률은 더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정모장소인 판교역 지하 구석진 넓은 홀에

모인 회원들은 박수를 크게 쳐서 역무원이 뛰어 오기도 했다. 그 와중에 만보기 앱을 깐 나와

몇몇 회원은 제자리 걷기로 포인트를 적립하기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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