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기다리는 평온한 그러나
아주 더운 토요일 오후, 찜통이었어요.
저랑 피파 게임하는 남자 고등학생 2, 화장하는 여중생 2, 50대 아줌마, 그리고
유치원 다니는 6살 정도의
남자아이와 젊은 엄마가
더운 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마 빨간 버스 부천이나 고야행을
기다리나 봐요. 연두색 버스는 그냥 보내요.
모두가 더워서 기진맥진할 찰나
갑자기 제 옆에 있던 아이가 엄마를
손으로 잡아끕니다.
"엄마, 나 오줌..."
"아까 싸라니까..."
"아까는 안 마려웠어..."
"지금 통도 없는데 어떻게 해..."
"나 급해...."
엄마는 난처합니다.
"버스 올 시간인데... 아이.. 참..."
"엄 마..."
남자아이가 너무 위급(?)해요.
엄마는 최후의 카드를 꺼냅니다.
지하철 화장실까진 너무 멀기 때문이죠.
아이가 동동거리며 제자리에서
뛰고 있습니다.
그러자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엄마가 행동을 개시합니다.
비장하게 말없이
아이를 탄천 쪽으로 돌려세우고
앞에 쪼그리고 앉아요.
바로 작전명
노. 상. 방. 뇨를 실시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아이의 윤리의식은 생물학적 나이
5,6살을 뛰어넘은 거 같아요.
"사람들이 보잖아..."
"그럼, 어떻게 해, 방법이 없잖아..."
"아이씨....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아이도 주위 눈치를 많이 본답니다.
통이 없으니까 그냔 싸라는데
아이가 싫다고 하니까 머뭇거리니까
용감한 엄마는 더 단호하고 과감해집니다.
고무줄 반바지를 '확'하고
내려 벗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도저히 유치원 남자아이의
것으로 볼 수 없는 튼실하고 탱탱볼
같은 다른 생명체가 붉은빛을
내뿜으며 받들어 총을 하는데...
살다 살다 그렇게 힘찬 싱그러운
모습은 오십 평생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바로 발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나오는 것입니다.
왜냐면 저 앞 중년의 아주머니가
핸드백 뒷짐을 지고 지금
아이와 엄마의 옆에 서서
참전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에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예비군 아줌마의 등장은
큰 힘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아이는
그러나 위축되었답니다..
"싸... 왜 안 싸니?..."
엄마가 더 급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수컷들은 소변보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그때 엄마는 '아차'하고 생각했나 봐요.
그리고 나직이 내뱉습니다.
"쉬..... She... 쉬... She... "
얕은 저음의 베이스로 35db을 넘지 않는
궁극의 친근한 소변유발 슬로
랩을 태연하게 시전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막힌 요도가
그리 쉽게 호락호락 터질 리가 있겠어요.
그러자
인간생활사 최종병기 아줌마가 참전합니다.
"우리 아기, 쉬이 이이.... 이이이 쉬이...."
친엄마의 하이 톤과는 다른
알토 소프라노의 음색으로 어우러진
'소변유도가'가 나옵니다.
"She.. 쉬... 쉬이 이이.. she.... 쉬, 쉬이 이..."
두 여인의 안단테 알레그로 화음으로 드디어
빗장이 풀리는 어린 대물 남자의 오줌길!
"차아.... 촤.. 아... 촤하알.... 촬.... 촬촬촬..!"
봇물 터지듯 아이는 드디어 참았던
오줌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엄마가 "휴!"하고 한시름 놓고
아이도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옵니다.
대단합디다... 물줄기가...
솔직히 저는 부럽더라고요.
정말 오래 참았나 봐요.
그와중에 애엄마는
도착 버스의 시선을 놓지 않네요.
부천행 버스가 오자 탄식을 합니다.
8명이 내리고 5명이 올라타는데도
소변 줄기가 잦아들지 않아요..
대단합니다.
"이야 우리 고추 틈실하니 잘 생겼다"
아주머니의 이 말에 애엄마는 으쓱합니다.
전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어디가 잘 생겼다는 말이지?... 음....
아이는 여유가 생겨서 이제 물줄기를
왼쪽으로 틀고 앞, 뒤로
물대포를 쏘기도 합니다.
재미난 광경에 2번 카메라를 보니
여중생 2명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대박", "대에박!" 까르르 웃어젖힙니다.
아이가 누나들과 아이 컨텍이 되자
부끄러운 듯 실실 쪼개며 웃네요.
아직 안 끝났어요. 어디선가 다가온
3번 카메라 뒤의 미혼의 아가씬
자신의 미래의 모습이라고 생각을
해서인지 엄마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생각 같아선 동영상 촬영을 하고
싶었을 거예요.
4번 카메라는 생각지 못한 이
버스정류장 노상방뇨 사건의
패해자를 관찰합니다.
보도블록 아래에 빵조각을 물고 가는
1 개미군단 8 연대 수송부 장병개미들이
아이의 센 오줌 줄기에 떠내려갑니다.
다행히 저기 기둥에서 다시 일어납니다.
하던 일 계속하네요. 역시 대단해요.
아이와는 신경 끄고
정류장의자에 앉아 오직 피파 온라인
축구 게임삼매경에
빠진 남자 고등학생 3명의 샌들은
아이의 오줌빨에 거의
침수 직전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참사를 면합니다.
오줌이 그치고
마지막에 아이가 그냥 바지를 올리니
엄마는 다시 바지를 내려
고추를 잡고 3번 흔들어 줍니다.
털어준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죠.
쓰리 go!
'탈 탈 타알' 털어야 깔끔하고 시~원 하죠!
'마무으리'가 참 중요하죠.
긴 생머리 아가씨는 몰래 안 보는 척하면서도
곁눈질로 훔쳐보면서
이 대목에서 감탄합니다.
노트라도 있으면 그리고 생생하게 그리고 싶을 거예요.
예비군 아주머니가 참전을 종료합니다.
아주머니가 나서지 않아도 될 만큼
아이 엄마의 신속대응기동이
잘 이루어졌습니다.
"시원하니?"
아이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려줍니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칭찬을 합니다.
"아이가 귀엽고 예뻐요~! "
엄마가 다시 으쓱합니다.
아주머니가 통 크게 한턱냅니다.
"아우~ 엄마는 참 좋겠다.
애아빠가 실한가 봐요 ~ 호호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