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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글 Jun 15. 2024

운동의 추억

정말 이게 내 배라고?

일이 바빠지니 또 운동이 소홀해진다. 

언제쯤 운동에 강제성이 빠져도 당연한 일상이 될 수 있을까. 


두부 같은 허리 


계기는 고등학생 때였다.

줄다리기를 하다가 허리를 다쳤는데 병원에서 하는 말.


"그냥 두부네. 두부. 근육이 없어. 다 살이야."

같이 갔던 친구가 "풉"하고 웃더니 나를 도장으로 데려갔다. 

운동하던 친구였는데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무슨 도장이었는지는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복싱이었던 것도 같고 태권도였던 것도 같고 가물가물하다. 


한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 이후로 아빠한테는 운동 안 하다가 정말 큰일 난다는 소리를 

매번 들어야 했다. 

아빠의 세뇌 덕분인지 입시가 끝나고 집 앞 합기도장을 찾아갔다.

검도/합기도 이렇게 쓰여 있어서 검도를 배우러 갈 생각이었다. 


운동의 강제성 


"검도하려면 합기도부터 하세요."

그리고 합기도를 3년 했다. 관장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몇 번 더 찾아가긴 했지만

점점 합기도를 놓았다. 습관이 들었는지 그 이후로 수영을 몇 년, 요가를 몇 년, 재즈댄스를 몇 년 하다가

결혼을 했다. 

운동과 친하지 않은 남편이라 뭔가 같이 맞춘다는 게 나도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스피닝을 시작했고, 2년 전에는 홈트로 몸을 만들어 프로필을 찍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시간이 안 맞아 스피닝은 다시 등록하지 않았는데

요즘 변하는 내 체형의 속도가 

또 조바심을 만든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한 달을 버티기가 쉽지 않다. 


강제성으로 길들여져서일까.


핑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발적인 운동이 쉽지 않다. 

일단 보고서 교정교열부터 끝내고

일단 학기부터 시작하고

일단 애들부터 보고

일단 잠부터 자고.


핑계가 많아진다 



기록


식단: 참외, 수박, 커피, 빵, 쿠키, 만두, 캐러멜, 젤리 (교정교열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다.)

운동: 1분 플랭크

감정: 교정교열하는 날이면 날카로워진다.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쉬엄쉬엄했더니 아직도 끝이 안 보인다. 왼쪽 눈에서도 모니터에서 눈 좀 떼라며 신호를 준다. 이번 교열은 유독 문장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자꾸 단 게 당긴다. 그래도 끝나고 나면 얼마나 보람될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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