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을 숨기는
어느 남자의 섹스 같은 삶을 살고 싶다.
길지도 않게 하지만 길었다고 느끼게
강렬한 것들로 채우고 싶다.
시발 뭐 대단한 것도 없지만 언제나 변호해줘서
나중에는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고 싶다.
그러다 탄로가 나면 어젯밤 잠을 못 자서 그랬다고
능글맞은 유연함도 갖고 싶다.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지라고 할 때
예수를 믿는다고 우문우답을 하고 싶다.
우여곡절이 있었더라도 없다고 느끼고 싶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도 구김 하나 없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공상만 하다가
9호선을 타고 집에 간다.
집에 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난 6호선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