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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시인 May 23. 2022

순댓국 먹다 문득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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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내니

요즘 어떻게 지내

따위 이상한 말을 썼다 지운다.


결국에 바로 보고 싶다. 심각할 정도로

 말을 하기 위해

쓸데없는 말들을 앞에 나열한다.


 우리는 직면하지 못하고

넌지시 떠보는 걸까

상처받고 싶지 않다거나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싫어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왜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래서 썼던 말들을  지우고

곧바로 마음을 담았다.

보고 싶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지금까지도.


모든 것이  옅어질 만한 시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만난 자리에서 구차한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 술기운에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았다.  아무런 답이 없었느냐고.


갑작스러웠다고 한다. 음식 먹을 때도 순서가 있는데 물도 안 마시고 바로 메인요리가 입에 들어오니까 체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삼킬 수가 없었다고 했다.


 자리에서는 그게 맞다는 식으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운 삼겹살을 삼킬  있는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보고 싶었던 거겠지 하고 혼잣말을 하고 순댓국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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