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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요즘 어떻게 지내
이따위 이상한 말을 썼다 지운다.
결국에 바로 보고 싶다. 심각할 정도로
이 말을 하기 위해
쓸데없는 말들을 앞에 나열한다.
왜 우리는 직면하지 못하고
넌지시 떠보는 걸까
상처받고 싶지 않다거나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싫어하는
마음은 잘 알겠는데
왜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래서 썼던 말들을 다 지우고
곧바로 마음을 담았다.
보고 싶다.
그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지금까지도.
모든 것이 다 옅어질 만한 시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만난 자리에서 구차한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 술기운에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았다. 왜 아무런 답이 없었느냐고.
갑작스러웠다고 한다. 음식 먹을 때도 순서가 있는데 물도 안 마시고 바로 메인요리가 입에 들어오니까 체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삼킬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는 그게 맞다는 식으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덜 구운 삼겹살을 삼킬 수 있는 나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안 보고 싶었던 거겠지 하고 혼잣말을 하고 순댓국을 먹으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