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함께 떠지는 눈을 부여잡고 몸뚱이를 일으켜 방문을 나선다. 바로 주방으로 향해 전기포트에 물을 올린다. 쑤와아아 삡 - 삡. 찻잎 병을 열고 찻망에 한 티스푼의 차를 넣고 프랑스에서 공수해 온 갈색 각설탕을 하나 깉
같이 또르르 큰 머그잔에 넣는다.
커피 대신에 다시 차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말은 날이 차가워졌단 말이다. 더울 때는 커피를 마시거나 바로 운동을 갔다가 밖에서 아이스커피를 사 먹곤 한다.
별 것 아니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하나하나의 과정이 나를 일으켜주는 의식과도 같다. 일상의 의식이라고 할까. 불안에 눈을 떠도, 오늘 무얼 해야 하나 생각을 하면서도 차를 우린다.
나와 에고가 충돌을 할 때에도 이런 행동들이 번잡한 생각들을 완화시켜주는 것만 같다. 이런 글을 쓰는 오늘은 그런 날이기도 하다. 일에 만족을 하고 있지 못하다. 사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기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데 눈을 많이 돌리고 있는 요즘인데 할 것이 태산 같아서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거기서 오는 불안감.
아이고 머리야.
일어나자. 그리고 뛰자 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