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비 Apr 07. 2019

13. 봄, 3월

봄바람이 불어온다.

봄,

봄은 시작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차디찬 겨울이 끝나고 눈이 녹고 땅 속에서  잠자고 있던 생명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드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 하지 않는가


3월 중순 벚나무에서 꽃봉오리가 올라올 때  일본의 대학은 졸업식을 하고 만개하는 4월 초에 입학식을 연다.

그래서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벚꽃이 흐드러진 시기부터 새 학기가 시작되는 걸 볼 수 있다.


 개학식을 맞이한 대학교는 신입생과 동아리를 홍보하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3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추가로 하기로 했다. 라멘집의 시프트에는 일하는 비중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이 날의 선택이 당분간 힘들어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말이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패밀리마트에서 일을 구했다.


*카케모치를 하기 전엔 몰랐지만 한국 편의점에서 일할 때와는 다르게, 편의점에서 해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배워야 할 것도 많았고 새로운 일을 배우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자주 잊어버리는 탓에 점장과 많이 부딪혔다.

*카케모치(掛け持ち) : 겸임,두가지 이상의 일을 겸하여 함


하루는 화장실을 청소하다 왜 자꾸 물이 고여있나 봤더니 변기와 연결된 수도관에서 계속 물이 세는 걸 봤다.

점장에게 저 부분에서 계속 물이 새기 때문에 화장실 청소에 쓸데없는 시간이 든다 고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얘기했을 때, 점장은 순간 얼굴 표정이 굳어지면서 말했다.


"지금은 시키는 것만 잘해라. 너의 의견은 필요 없어, 지난번 점검했을 때 문제없었으니까 저건 문제없는 거야."


편의점의 점장의 성격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그 말을 듣는 순간 알았다.

그 뒤로 일을 알려주는 사수와 부딪히게 되었다.

"이거 지난번에 알려준 거잖아요? 자꾸 잊어버리면 메모하면 될 것 아니에요!?"

라며 바닥에 자기가 쥐고 있던 행주를 던지면서 화를 숨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나 무시당하고 있는 건가? 일 못하고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12. 2월 도시샤 대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