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김유리

내 이름은 김유리.

내 이름은 흔하다.

당신의 삶에도 아마 유리라는 이름은 가진 지인이 한 명쯤은 있을 거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한 반에 유리만 3명이었다.

김유리, 노유리, 이유리.

그래도 이때는 성이 다 달라서 괜찮(?) 았다.

고등학교 2학년때는 한 반에 김유리가 2명이었으니까.

반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름이 같으면 다른 반에 배치할 법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당시에 김유리 A와 김유리 B로 구분되었다.


평범하고, 흔하디 흔한 내 이름과 다르게 나는 특별하고 싶었다.

특별하고 싶어서 작가라는 꿈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라는 꿈을 갖고, 글을 쓰는 삶을 살다가 2012년 E-BOOK이라는 게 처음 생겨나기 시작하던 때에 어떻게 기회가 맞아 처음 웹소설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나름의 성취였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2022년에는 연극을 하나 쓰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글 쓰는 것에 있어서도 나는 한참 모자라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원을 많이 다녔다. 충무로의 시나리오 영상작가 교육원, 여의도의 방송작가협회교육원, 신촌에 한국드라마아카데미, 그리고 대학로에 희곡 라푸푸서원.


연극은 희곡수업을 같이 들었던 분과 인연이 되어 쓰게 되었다.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중에 꽤나 오래전에 수업을 같이 들었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금도 글 쓰고 있느냐고, 아는 후배가 연극을 준비 중에 있는데, 극본을 써줄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었다. 연극 내용이 나와 잘 맞을 거 같아 내 생각이 나서 연락을 주셨다는 거였다.


반가움과 긴장감, 두려움이 한 번에 몰려왔다.


“제가 써도 될까요?”

그래도 무엇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연극은 중심 사건과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이 정해져 있었고, 배우 캐스팅과 연극 공연 일자도 정해져 있었다. 정해진 기한 내에 그래도 수준 있는 극본을 써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이거 내가 할 수 있는 건가. 괜히 한다고 했나. 이를 어쩌지.”


“모르겠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쓰자”


그렇게 어떻게든 써낸 극본으로 연극을 올리게 되었다.

내가 쓴 글로 누군가 연출을 하고, 누군가는 연기를 하고, 누군가는 관객으로 연극을 관람한다는 것의 의미를 그게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를 처음 경험했던 거 같다.


앞서 이 이야기들을 왜 했냐면..

이 책의 제목이 왜 ‘동명이인 김유리의 내 이름 찾기’ 냐면,


내가 쓴 웹소설의 제목은 ‘멋진 그대’이다. ‘멋진 그대 김유리’라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저자 소개에 내가 아닌 다른 김유리 작가에 대한 소개 글이 나온다.

나보다 많은 작품을 썼고, 나보다 유명한 김유리 작가의 작품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어느 날 출판사에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소개되어 나온다고 연락했었다.

알고리즘에 의해 그렇게 나오더라는 답변을 들었고, 수정 요청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이후로 잠깐 제대로 나오는가 싶더니, 또다시 다른 김유리 작가의 작품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냥 두었다.


그러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여전히 되는 것도 없고, 지쳤있던 어느 날.

저녁 7시쯤이었던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출판사에 전화를 했었다.


“네, 작가님.” 하고 출판사 대표가 전화를 받았다.

E-BOOK 웹소설 하나 낸 게 전부인 나를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몸 둘 바를 모르겠었다. 그래서 내 작품이 지난번처럼 또 다른 사람 작품으로 나온다는 것에 대해 소심한 항의(?)를 하다가 수정요청 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끊었다.


그러나, 여전히 ‘멋진 그대 김유리’를 검색하면, 다른 김유리의 작품으로 나온다.

그렇지만, 더 이상 항의 하지 않았다. 이후부터는 내가 더 유명해져야지 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리고, 내가 썼던 연극의 제목이 ‘동명이인’ 이였다. 같은 이름을 가진 남북의 남녀가 주인공인 이름 때문에 발생한 사건에 의한 이야기였다.


무료하고, 나태하고, 게으른 삶을 살던 내가 갑자기 문득.

내 이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우연의 연속이고, 그 우연들 속에 필연이 발생하는 거 같다.

내가 동명이인이라는 연극을 쓴 것도 내 이름이 흔해서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이 쓴 글로 나오는 것에도.. 그래서 내 이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에도.. 그래서..


내 이름을 찾아야겠다.

내 정체성을 찾아야겠다.


동명이인 김유리의 내 이름 찾기.



나는 내가 좀 더 친절하고, 똑똑하고, 지혜롭고, 괜찮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을 고르고 골라 어떻게 해야 좀 더 좋은 말들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고민해서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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