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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Chu May 29. 2020

옥탑방 최고의 계절

옥상에 눕다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이 날씨를 어쩜 좋단 말인가.

밥을 먹는 시조차 아까운 하늘

앞자리 아저씨들에겐 소주를 부르는 날씨인 듯

각 일병씩 가볍게 해치는 중.

서둘러 밥을 먹고 들어와
옥상에 자리를 깐다.
운남에서 와 18년 동안
어느 구석에서 썩던 머플러를 깔고
굽은 등 롤러에 대고 누워
만세를 부른다.


어두웠던 겨드랑이에 기쁨의 땀방울 솟아 굴러떨어지기 직전
끊길듯 말듯 맴도는 바람
허공으로 시원하게 다.
아... 이거지..

옥탑방 최고의 계절
여행이 끝나가는 어느 날
붙잡고 싶은 하루하루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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