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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Chu Aug 23. 2021

어느 잠자리의 죽음

옥탑방 일기 210828

옥탑방의 여름과 겨울은

열기와 냉기가 가시지 않아

두 배로 덮고 춥다


요 사이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

아 이제 다시 살만하구나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계절을 즐기러 옥상으로 나갔다


잠자리 한 마리

바싹 마른 검이 되어

옥상 모서리에 누워 있었다


바람 맞으며 곡예 부리던 은 몸이

바람에 힘없이 덕거린다


매년 빙하기를 겪으며

일제히 죽고 사는 그들


내가 허무하게 보내 버린 지난 여름

남모를 어딘가에 생명의 씨앗 심어놓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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