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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어스골퍼 Dec 12. 2018

골프 핸디캡이 어떻게 되세요?

핸디캡이란?

"핸디캡이 어떻게 되세요?"

"저 90개쯤?", "보기 플레이 정도 해요", "100돌이예요"


골퍼들이 서로 만나서 라운드를 할 때 서로 주고받는 대화 중의 하나가 핸디캡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오랜 친구 혹은 오래된 동반자와의 라운드라면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위와 같은 대화는 필요 없겠지만, 비즈니스 목적, 혹은 새로운 동반자와 라운드를 할 때에는 서로의 '핸디캡'을 확인하는 대화가 늘 이뤄진다.


'핸디캡' 이란 무엇인가? 핸디캡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 단어를 둘러싼 '두 가지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첫 번째는 관습적인, 그리고 국내에 주로 적용되는 '평균 스코어'이다. 굳이 '관습적'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실제 핸디캡의 정의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내에 주로 적용된다고 말한 이유는 이러한 관습적인 정의가 생긴 이유가 바로 국내에는 핸디캡 측정 혹은 산정 시스템이 다른 나라 특히 미국에 비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평균타수와 핸디캡이라는 단어를 섞어서 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렇다면, '핸디캡'의 원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단어의 정의는 USGA의  'USGA Handicap System Manual'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정확히는 Handicap Index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A "Handicap Index" is the USGA's service mark used to indicate a measurement of a player's potential ability on a course of standard playing difficulty. It is expressed as a number taken to one decimal place and is used for conversion to a Course Handicap.

즉, 핸디캡 수치는 일반적인 난이도를 가진 골프장에서 골퍼가 기록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치를 나타나게 위해 USGA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며, 코스 핸디캡으로의 변환을 위해 소수점 한 자릿수를 가진 숫자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참조 : 골프코스의 난이도 :https://brunch.co.kr/@protaehoonkim/8)

예를 들어, 핸디캡이 '10.3'인 사람은 일반적인 난이도의 골프장에서 82.3타 정도를 칠 잠재적 능력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USGA는 이러한 핸디캡의 산정을 위해서, 최소 20개의 스코어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핸디캡을 산정할 때에는 제출된 20개 스코어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20회의 라운드 중 스코어가 좋았던 상위 10개 라운드를 가지고 계산한다는 것이다. 이 계산은 또한 단순 평균이 아니라, 라운드 한 골프장의 난이도에 따라서 서로 수치를 보정하며, 이러한 보정 절차 때문에, 어려운 골프장에서 결과가 좋을수록 핸디캡 수치는 빠르게 낮아지며, 쉬운 골프장에서 아무리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핸디캡 수치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게 된다. 그리고 상위 10개의 수치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평균 타수가 아니라 '잠재적' 능력을 평가한다고 하는 것이다. (몇 번의 스코어가 좋지 못했다고 해서 핸디캡이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최근 20번의 스코어가 모두 나빴다면 당연히 핸디캡은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핸디캡을 적용하는 이유는 골퍼들의 실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골퍼들이 좀 더 대등한 조건에서 골프라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핸디캡이 10인 사람과 핸디캡이 20인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는데, 결과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단순하게 '낮은 타수'라면 핸디캡이 20인 사람이 이길 확률은 거의 없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핸디캡이라는 수치를 적용하여, 두 사람이 10타의 실력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경기를 한다면 좀 더 다양한  경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타수 차이가 5타라면, 핸디캡이 높은 사람이 이겼다고 볼 수 있고, 타수 차이가 15타가 되었다면 핸디캡이 낮은 사람이 이겼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핸디캡은 그래서 실제 매치 플레이와 스트로크 플레이의 여러 경기 방식에서 골퍼들 간의 실력차를 객관적으로 '평준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계산 방식 등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전체 과정을 다루기는 어렵겠지만, 몇 가지 주목할만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물론 아래 내용 중 보기 골퍼 그리고 스크래치 골퍼의 정의 중 비거리에 관한 부분은 실제 '정의'라기보다는 플레이어의 일반적인 '능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Maximum Handicap Index - 남자의 경우는, 36.4, 여자의 경우는 40.4

보기 골퍼의 정의 - 핸디캡 수치가 약 20이며, 티샷의 비거리 평균이 약 200야드이고, 370야드 정도의 코스에서 두 번의 샷으로 그린에 골프볼을 올릴 수 있는 골퍼 (이 기준은 남성이며, 여성은 핸디캡 수치가 약 24, 티샷 거리 150야드, 280야드 정도의 코스를 세컨드샷으로 올릴 수 있는 수준)

스크래치 골퍼의 정의 - 핸디캡 수치가 모든 골프코스에서 0이며, 약 250야드의 드라이버 비거리, 그리고 470야드 정도의 코스에서 두 번의 샷으로 그린에 골프볼을 올릴 수 있는 수준의 골퍼 (남성기준)

USGA상의 남자 핸디캡 통계를 보면, 10 이하의 핸디캡을 갖는 골퍼가 약 31.31 % 이다. (만약 핸디캡을 평균 스코어로 계산했다면 실제로는 이 숫자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핸디캡은 골퍼의 잠재적 능력치이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대로, 관습적인 의미에서의 '핸디캡'이라는 단어는 계속 평균 타수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확한 정의에 입각한 용어 사용은 아니지만, 골퍼들이 서로의 게임을 공정하게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서로의 동의하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핸디캡 수치가 통용되도록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핸디캡 계산이 가능하도록 Slope Rating 그리고 Course Rating을 적용하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많은 골퍼들이 핸디캡 수치를 갖게 되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게임을 더 공정한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뽑기','조폭','1-3 vs 2-4'방식뿐만 아니라, 매치 플레이 포섬, 포볼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특히 스킨스 게임한다고 하면서 '1타당 얼마'라고 정하면서, '거짓말하지 마라..', ' 몇 개 잡아줘' 이런 식으로 논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골프의 다양한 게임 형태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추가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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