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산다.
그 상처의 크기와 모양은 다르지만,
아무도 완전히 멀쩡한 사람은 없다.
나 역시 그랬다.
삶이 한순간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그때의 상처는 마치 유리 조각처럼 마음 곳곳에 박혀 있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아팠고,
그 아픔을 숨기려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상처는 감춰야 할 흉터가 아니라,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걸.
아물지 않은 자리에서
나는 인간의 연약함을 배웠고,
누군가의 아픔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고통은 나를 차갑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따뜻한 사람이 되게 했다.
예전의 나는 누군가의 슬픔을 쉽게 위로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말이 얼마나 어려운 위로인지.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건 살아 있는 한, 계속 나와 함께 자란다.
상처가 내게 준 건 ‘이해’였다.
비슷한 아픔을 겪은 사람을 보면,
그의 말 한마디, 눈빛 하나가
마음 깊숙이 전해진다.
그건 이론으로 배울 수 없는 공감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내가 더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어쩌면 상처는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자라나는 ‘빛’이다.
그 빛은 때로 희미하지만,
누군가의 어둠을 비출 만큼은 충분하다.
나는 여전히 완전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덕분에 누군가를 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품 안에서 나도 다시 회복된다.
상처는 나를 바꿨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을,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을.
이제는 그 모든 아픔이
내가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걸 안다.
상처는 나를 더 따뜻하게 만든다.
그 따뜻함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 아픔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