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아침엔 괜찮았는데,
해가 지면 마음 한편이 조용히 흔들린다.
이유를 몰라서 더 불안하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나는 그럴 때마다
억지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불안을 밀어내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불안은 밀어낼수록 더 커졌다.
그건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불안은 나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나를 일깨운다.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무엇을 잃고 있는지 묻는다.
예전엔 그 질문이 너무 무거워서 도망쳤다.
일로, 사람으로, 소음으로 채워 넣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불안을 외면하면, 결국 나도 함께 사라진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불안을 밀어내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그래, 오늘은 좀 불안하구나.”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그 말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불안을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감정들,
그 안에는 늘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그래서 불안할수록
나는 더 조용히 내 안을 들여다본다.
차를 끓이고,
작은 노트에 지금의 마음을 적는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그 한 문장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어쩌면 불안은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무감각한 하루보다,
조금은 흔들리는 오늘이 더 인간답다.
불안이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건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여전히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오늘도 마음 한편이 흔들린다면,
그 흔들림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건 나의 온기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불안은 언젠가 사라질 감정이 아니라,
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다.
불안은 나를 흔들지만,
동시에 나를 일깨운다.
오늘의 나는 괜찮지 않아도,
여전히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