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말이 적고, 마음이 깊은 아이

그 아이는 내 인생의 봄이자, 나의 거울이었다

by 김현아

그 애는 어릴 때부터 조용했다.

화를 내는 법을 몰랐고,

늘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이었다.


학교에서 친구가 울면 함께 울고,

누가 혼나면 자기가 대신 미안하다고 했다.

선생님은 늘 말했다.

“참 사려 깊은 아이야.”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늘 마음에 걸렸다.

세상은 착한 사람에게

그리 다정하지 않다는 걸

나는 일찍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게 잘 웃어주었지만,

그 웃음 뒤에 숨어 있던 외로움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아챘다.


어느 날, 그가 내게 물었다.

“누나는, 사람 마음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몰랐다.

그 아이의 깊은 마음이

어른이 되어도 감당하지 못할 무게가 될 줄을.


“그의 조용함은 약함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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