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한 사람의 끝이 아니라, 남은 사람의 시작이었다
그날, 전화가 걸려왔다.
낯선 번호였다.
“보호자 되십니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한 문장이었다.
그 한 문장이 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집어삼켰다.
그 순간부터 세상은 다른 색이 되었다.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길,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설마’라는 단어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엔 진짜라는 걸.
병원 복도는 소독약 냄새로 가득했다.
하얀 천 아래로 보이는 그 아이의 손.
작고 차가운 손끝을 잡고 나는 말했다.
“일어나. 장난치지 마.”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날의 침묵은 아직도 내 귀에 남아 있다.
“보호자 되십니까?”
그 문장은 내 인생의 시간을
‘이전’과 ‘이후’로 나눴다.